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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랙처드.삶의 균열
 대니 앳킨스 지음, 박미경 옮김 / 살림 / 2015년 9월
 평점 :  
     
 
        
            
            
            
            
            
            
            
'그래, 결심했어!!' 
1994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라는 예능 프로의 '인생극장'이라는 코너에서 나온 대사다. 그 당시 인생극장은 정말 어느 드라마나 영화 못지않게 인기가 
높았다. 그 이유는 '그래. 결심했어'라는 외침과 함께 서로 다른 두 개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이때 선택 가능한 두 개의 인생을 모두 살 수 있다면 어떨까? 그게 아니라면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내 인생의 또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프랙 처드, 삶의 균열>은 
그런 우연한 능력에 휘말리게 된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자신이 진정 꿈꾸던 삶을 포기해야 했던 주인공 레이첼에게 어느 날 
꿈같은 일이 일어난다. 옛 친구의 결혼 소식에 5년 만에 찾은 고향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채 병원에서 눈을 뜨게 되는 그녀. 그녀에겐 180도 
다른 새로운 그리고 그녀가 꿈꾸던 삶이 놓여있다.
간절히 원하던 대학 입학을 앞둔 
어느 날 밤 레이첼은 친구들과 식당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있다. 새로운 삶이 펼쳐질 미래에 대한 생각에 빠져있던 레이첼과 친구들에게 갑자기 
돌진해오는 차 한 대가 눈에 들어온다. 의자와 테이블 사이에 끼여 피하지 못하고 있을 때 레이첼을 짝사랑해오던 지미가 그녀를 가까스로 구한다. 
하지만, 지미는 안타깝게 목숨을 잃게 되고 레이첼도 얼굴에 큰 상처를 얻게 된다. 그 사고 이후 5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레이첼은 
사고로부터 벗어나지 못한고 세상과 단절한 채 암 투병 중인 아버지와 살아가고 있다.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5년 전 사고의 현장으로 돌아가 자신의 
인생을 되돌리고 싶은 충동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의 현장에 함께 있었던 친구 사라로부터 오랜만에 전화 연락이 오고 
친구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된다. 결혼식에 초대받은 그녀는 더 이상 숨어지내지 않기로 결심을 하고 옛 친구와 추억이 가득한 자신의 고향으로 
향하는데, 그곳에 강도를 당해 정신을 잃는다. 병원에서 눈을 뜬 레이첼 앞에 어찌 된 영문인지 죽은 지미는 어엿한 경찰관이 되어 있고 암 투병 
중이던 아빠는 건강한 모습을 자신을 간호하고 있다. 병원에 있는 레이첼은 그동안 그녀가 꿈꾸던 삶이 펼쳐져 있다. 과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녀의 기억 저편 비참했던 현실과 지금의 모습 중 어느 것이 진짜 그녀의 삶일까?
신예 작가가 쓴 소설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력이 돋보인다. 빠른 전개와 결말에 이어지는 반전은 독자들에게 재미와 쾌감을 선사한다.  영국에서 처음 전자책으로 
출간되자마자 입소문만으로 전자책 부문 1위와 로맨스 분야 1위를 동시에 석권해 버리는 기염을 토한다. 이는 독자들이 선택한 인기 소설가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그 후 종이책으로 정식 출간되고 전 세계 16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절대 멈출 수 없는 마력을 
지닌 소설이다. 시공간을 이동하며 펼쳐지는 로맨스에 심리적 요소와 추리적 요소가 가미되어 한 층 더 그 재미를 더한다. 혹자는 영화 <식스 
센스>와 같은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하기도 했다.
한 번뿐인 인생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떨까. 생각만 해도 정말 짜릿한 경험이 될 것만 같다. 지나온 삶을 후회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그때로 되돌아가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 이미 우리 인생은 다른 차원에서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선택한 현재의 인생에서 행복을 찾는 일은 또 다른 내 인생을 찾아 떠나는 과정은 아닐까 생각된다. 좀 더 
나은 선택을 했던 또 다른 내 삶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