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이황.이이 Who 한국사 조선 시대
카툰박스 지음, 툰쟁이 그림, 경기초등사회과교육연구회.방민호 감수 / 다산어린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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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성리학이다. 조선 건국부터 조선 말기까지 성리학은 조선의 근간을 이루는 이념이 되었다. 우리가 성리학을 논할 때 빼놓지 않고 거론하는 두 인물이 있는데 바로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다. 이 두 사람은 성리학의 양대 산맥이라 일컫어지고 있다. 두 사람이 활동하던 시대는 조선 중기다. 이황과 이이의 사상은 모두 성리학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성격이 조금 달랐다. 그로 인해 16세기 중엽부터 활발한 철학 논쟁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두 개의 학파가 형성되었는데, 이황의 학설을 따른 영남학파와 이이의 학설을 추종하는 기호학파다. 이렇게 조선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상인 성리학, 그 중심에 선 두 인물을 만나보자.

이황과 이이는 동시대의 사람이면서 같은 철학적 사상을 공유하고 있지만 사실 나이차가 무려 36살이나 차이가 난다. 벼슬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이황은 대시 후학 양성에 힘 쏟는 일에 매진한다. 그 반면 이이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총명했으며 백성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비록 두 사람은 뜻을 함께 하진 못했지만 두 사람 모두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마음은 같았다. 그렇기에 이황과 이이가 이뤄낸 성리학적 사상의 정점은 훗날 조선의 이념이 되었으며 나아가 성리학의 발원지인 중국 송대의 성리학을 오히려 능가하기에 이른다.

사실 성리학이라 함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철학 사상은 아니다. 일반인이 접하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 면에서 새롭게 출간된 『WHO? 한국사 조선시대 시리즈​』 이황·이이 편은 누구나 성리학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 인물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활동하던 조선 중기의 모습과 더불어 주변 인물에 대해 내용도 같이 실려있어 한국사를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특히 유익하다 할 수 있겠다.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끝나고 이어지는 특별 구성은 한국사를 이해하고 공부하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인물 상관도는 그 시대의 역사적 인물들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사료로서 의미를 갖는다. 또한, 한국사/세계사 연표는 동시대 서양과 동영의 역사를 비교해볼 수 있어 유익하다. 교과서 연계표는 이 책에 실린 역사적 인물이 교과서의 어느 부분에 수록되어 있는 쉽고 빠르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한다.

두 번째로 만나본 ​『WHO? 한국사 조선시대 시리즈​』 재미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한국사를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 한국사를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교과서에서 미처 배우지 못 했던 부분을 채워준다. 아이들에게는 좀 더 재미있게 역사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주고 성인들에게는 어렴풋했던 한국사의 이해를 돕기에 충분하다. 앞으로 총 20편까지 출간될 『WHO? 한국사 조선시대 시리즈​』에 실리게 될 인물들과 그 내용들이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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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세종 대왕 Who 한국사 조선 시대
최재훈 글, 정병훈 그림, 방민호.경기초등사회과교육연구회 감수 / 다산어린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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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한국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렵게 생각된 것이 사실이다. 낯선 용어들과 방대한 분량은 한국사를 이해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걸림돌이 된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이번에 다산어린이에서 새롭게 출간된 『WHO? 한국사 조선시대 시리즈​』는 한국사를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한다. 그림을 통한 한국사의 흐름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알기 쉬운 용어의 사용과 친절한 해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해준다. 교과서나 참고서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과 그 주변 인물들까지 한편의 이야기처럼 만날 수는 점은 이 책의 장점이다.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기는 언제였을까? 아마 누구나 예상하고 있을 듯하다. 그렇다. 세종대왕이 조선의 4대 왕을 역임했던 15세기 조선시대다. 세종대왕의 업적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업적은 다름 아닌 우리나라의 글 즉, 한글을 창제하신 것이다. 그 외에도 그 당시 조선은 정치, 사회, 문화, 과학 등 모든 면에서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보다 앞선 선진문화를 이룩했다. 이처럼 15세기 조선시대는 한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시기다. 『WHO? 한국사 시리즈​』 제3편인 세종대왕 편은 15세기 조선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영특했던 충녕대군은 다른 형제보다 책 읽기를 좋아했다. 그 때문인지 몸도 허약했다. 그와 달리 세자로 책봉된 양녕대군은 학문에는 뜻이 없었고 사냥을 좋아했다. 결국 그간 행실이 좋지 않았던 양녕대군은 세자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고 충녕대군이 세자에 책봉된다. 그가 바로 훗날의 세종대왕이 된다.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기 때문일까. 그는 세상을 바라보는 넓은 시각을 갖고 있었다. 노비였던 장영실을 등용해 해시계, 측우기 등을 발명하도록 해 조선의 과학 발전에 기여하도록 했다. 또한, 누구보다 백성을 사랑했던 임금으로 조선의 글자를 만들어 글을 몰라 고통받는 백성들이 없도록 했다. 나라 안팎으로 조선과 백성의 안녕을 누구보다 생각했던 당대 최고의 임금이었다.

『WHO? 한국사 조선시대 시리즈​』는 현재까지는 6편까지 출간된 상태로 총 20편으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한국사를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초점을 두고 제작된다. 그렇기 초, 중학교에 실린 역사적 인물들을 바탕으로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시리즈의 인물들을 하나씩 알아감에 따라 조선시대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게 된다. 책 말미에 실린 시대 돋보기와 역사 탐색 퀴즈, 한국사/세계사 연표, 교과서 연계표는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학교 학습에 도움을 주는 유익한 내용들이 실려있다. 학교에서 미처 배우지 못 했던 조선시대 한국사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역사 만화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유익한 책이 될 듯하다. 앞으로 계속해서 출간될 『WHO? 한국사 조선시대 시리즈​』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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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도서관 - 황경신의 이야기노트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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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여러 개의 강줄기가 만나 이뤄지듯이 이야기는 여러 개의 짧은 이야기로 완성된다. 이야기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이야기가 갖고 있는 힘이다. 우리가 이야기를 읽는 이유는 그 속에서 나를 발견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을 이해하기 위함이다. 이야기가 작가의 상상력으로 완전히 무장한 채 비현실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할지라도 그 이야기의 본질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 이유는 그 글을 쓴 작가는 현실에 속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이야기에는 글쓴이의 생각이 담겨 있으며 이야기를 읽는 우리는 그 메시지를 읽는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중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가 있다. 그 이야기는 주인공 소녀의 가족이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를 가는 차 안에서 시작한다. 익숙한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향하는 그 여행은 어느 순간 현실을 벗어나 비현실의 세계로 주인공 소녀는 들어가게 된다. 그렇게 비현실의 세계를 경험하고 난 후 다시 가족이 기다리고 있는 현실 속으로 되돌아온다. 이야기는 현실과 환상을 아무 거리낌 없이 넘나들며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서른여덟 편의 이야기들 속에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아쉽게도 이 책의 제목과 같은 『국경의 도서관』은 아니다. 그것은 『바나나 리브즈』라는 제목의 처음 등장하는 짧은 이야기로 여행을 대신해주는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여행이란 본디 자신을 위한 것이기에 누군가 그것을 대신할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야기의 주인공의 이야기는 묘한 설득력이 있다.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간다는 것이 두려운 사람들이 있어요. 비행기나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도 싫고,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잠을 자는 것도 싫고, 여행 가방에 넣어 가야 할 것을 선택하는 것도 어려운 사람들이요. 그래서 지금까지 제대로 된 여행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요." 여행이 서툰 이유다. "또 다른 부류는, '여행 중'이라는 팻말을 걸고 한동안 잠적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에요. 일주일 정도 여행을 떠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면, 그 기간 동안 웬만한 일들은 피할 수 있으니까요. 누군가의 결혼식이라거나 가족행사를 별다른 가책 없이 건너뛸 수도 있고, 이런저런 부탁 같은 것도 거절할 수 있잖아요. 연인에게서 잠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이들도 생각보다 많아요." 여행이 필요한 이유다.

내가 이 이야기에 끌린 이유다. 누구나 떠나기를 원하지만 생각만큼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게 바로 여행이다. 한 번도 본적 없는 이를 위해 떠나는 여행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여행의 목적은 나를 위한 것이 된다. 그것을 행하는 주최가 나든 나를 대신하는 누군가이든 크게 상관없다. 여행이라는 행위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그 무엇은 같을 테니까. ​

<생각이 나서>의 저자 황경신이 <초콜릿 우체국>에 이어 그 두 번째 이야기를 내놓았다. 그녀의 이야기들은 이상한 힘을 갖고 있다. 그것도 신비한 힘을. 각각의 이야기들은 어딘지 모르게 낯설다. 현실인지 상상인지 분간이 잘 되지 않는다. SF나 판타지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상적이다. 아니, 몽환적이라는 표현이 어쩌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이야기의 큰 테마는 만남과 이별이다. 낯선 이들의 만남과 이별, 연인들의 만남과 이별, 사물들의 만남과 이별, 위인들과의 만남과 이별 등. 책 속에 끼워 넣는 책갈피가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 슈베르트와 셰익스피어가 이야기 속에서 되살아나기도 한다.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사소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번쩍이는 독특한 생각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도 있다. 그 작은 이야기들이 흘러들어 큰 이야기가 된다.

<국경의 도서관>이란 책을 읽으면서 나는 서른여덟 번의 여행을 하며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었다.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날 때마다 전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는 것. 이 책의 매력은 거기에 있다. 서른여덟 편의 짧은 이야기들의 향연. 그 환상의 세계로 우리들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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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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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사회로 나오기 위한 청년들의 취업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한다. 그렇게 어렵게 취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면 고생은 끝나고 행복만이 가득할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마 사회 초년생에겐 취준생 시절이 어쩌면 그리울지도 모른다. 그나마 살아갈 의지라도 있었으니 말이다. 사회생활은 절대 녹록지 않다. 취업을 한순간부터 진짜 지옥이 시작된다.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나 홀로 싸움이 시작된다. 그렇게 우리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그곳에 길들여지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해나간다.

계속되는 취업 실패에 이어 어렵게 영업사원으로 취직하게 된 아오야마. 그렇게 인쇄 관련 회사에 취직한지 어느덧 반년 가까이 흘렀다. 입사를 원했던 회사는 아니었지만 요즘 같은 취업난에 정직원이 되었다는 자부심과 열정은 어느 신입사원 못지않은 그였다. 하지만, 현실은 아오야마 생각했던 회사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다. 매일이다시피 되풀이되는 야근과 휴일 근무는 물론 부장님의 잔소리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계속됐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에 정신이 몽롱한 상태로 지하철 승강장에서 떨어질 뻔한 아오야마. 누군가 자신의 팔을 붙잡는다. 자신을 초등학교 동창 야마모토라 소개하는 한 남자. 기억이 가물가물한 아오야마는 그저 야마모토의 넉살 좋은 웃음에 그만 자신도 모르게 동화되어 버린다. 그렇게 두 사람의 우연한 만남은 시작되고 아오야마는 야마모토를 통해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한다. 그렇게 회사일까지 잘 풀리는 듯한 어느 날, 자신이 진행했던 계약 건이 인쇄 과정에서 주문이 잘못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엎친 데 덮쳐 초등학교 친구라 믿고 있었던 야마모토는 자신의 친구가 아니란 사실까지 알게 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진짜 야마모토는 현재 미국에 살고 있다. 그렇다면 유령이 아닌 이상 대체 그는 누구란 말인가? 회사생활의 위기로 점점 삶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아오야마, 과연 그는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까? 그리고 야마모토의 정체도 풀 수 있을까?

이 책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한 누구라도 한 번쯤은 겪었던 일상을 이야기한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끝없이 밀어닥치는 스트레스로 인한 삶의 고뇌 그리고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블랙홀 같은 회사생활의 이면을 이야기한다. 마치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불행이 아닌 희망을 그리고 행복을 이야기한다.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오야마가 만난 야마모토는 우리가 간절히 만나고 싶어 하는 인생의 멘토다.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힘들 때 자신을 위로해 주고 힘과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지금 내 곁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정말 행운아다.

아오야마가 사회생활을 하며 겪게 되는 일들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할 수도 있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날 수도 있다. 결국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자신 안에 있다. 단지,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아오야마는 그 힘을 야마모토를 통해 ​깨닫게 된다. 그 힘을 깨닫는 순간 지금까지 어깨에 놓여있던 삶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다.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아오야마가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자신도 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저자가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와 더불어 한가지 더 있다. 그렇게 깨달았던 순간을 자신만 간직하지 말고 똑같이 힘들어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경험을 나눌 수 있기를 바라는 점이다. 어쩌면 이것이 깨달음의 최종 목표가 아닐까. 짧은 소설이었지만 심장을 울리는 먹먹함이 오래가는 소설이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려는 이들에게, 오랜 직장생활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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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 2016]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트렌드 코리아 2016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6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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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원숭이의 해가 떠오른 지 어느덧 보름 가까이 지났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 해를 가리키는 연도는 2015년이었지만 이제는 하나가 더해져 2016년이 되었다. 다사다난 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시점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어김없이 즐겨 찾는 책이 있다. 바로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다. 2009년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기 시작한 이래 올해로 8번째다. <트렌드 코리아>는 서울대 김난도 교수와 더불어 여러 명의 저자가 지난 1년간 이슈가 되었던 10대 키워드를 돌아보고 향후 1년 동안의 소비 트렌드를 전망한다. 이제는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소비 트렌드 전망 보고서라 할 수 있을 정도다.

<트렌드 코리아 2016>에서 돌아보는 2015년의 소비 트렌드는 어떠했을까.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가 선정한 2015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은 다음과 같다. 단맛, 마스크와 소독제, 복면가왕, 삼시세끼, 셀카봉, 셰프 테이너, 소형 SUV, 저가 중국 전자제품, 편의점 상품, 한식 뷔페. 한 해를 정리하는 10대 키워드를 보고 있자니 1년간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하나같이 소위 대박 히트를 쳤던 상품들이다.

허니버터칩 열풍. 도대체 그 과자가 무엇이길래 그렇게 전 국민을 애태웠을까.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단맛을 선호하는 이유는 경기 불황의 장기화에 따른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라고 한다. 그리고 전 국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중동 호흡기 증후군 즉, 메르스. 갈수록 피해자가 늘어가는 가운데 메르스 에방을 위해 마스크와 손소독제는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거리에는 온통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색다른 재미를 선보였던 복면가왕과 삼시세끼 그리고 냉장고를 부탁해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은 신선했다. 셀카봉은 어느덧 여행 갈 때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 되었으며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SUV 차량의 변화, 소형 SUV는 여성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대륙의 실수' 저가 중국 제품들. 샤오미로 대표되는 저가형 중국 전자제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가성비 높은 중국 전자제품은 어느덧 한국인들에게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렸다. 편의점에서 새롭게 선보인 자체 브랜드 도시락은 바쁜 직장인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식단은 한층 업그레이드되었기 때문이다. 아웃백, 빕스 등 과거 패밀리 레스토랑들의 인기가 주춤하는 틈에 한국 고유의 음식 매장들이 새롭게 가족들의 외식 공간으로 떠올랐다. 옛 음식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건강한 식단은 남녀노소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찾는 이유가 되었다.

단 10개의 트렌드 키워드로 2015년을 모두 정리할 순 없겠지만 이를 바탕으로 2016년 소비 트렌드를 전망하기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또한, 앞서 정리한 트렌드 상품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상품들이다. <트렌드 코리아>는 타 도서와 다르게 전망했던 내용과 실제 이슈가 되었던 트렌드 상품을 비교 분석한 내용을 싣고 있다. 이로써 얼마나 예측이 적중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측과 달리 대중이 원했던 소비행태는 무엇이었는지 알아볼 수 있다.

붉은 원숭이의 해에는 과연 어떤 상품들로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가 형성될까.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가 전망한 2016년 10대 소비 트렌드 키워드는 'MONKEY BARS'다. 해마다 그 해의 띠 동물의 영어 단어로 키워드를 나타낸다. 그 키워드를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Make a 'Plan Z' - '플랜 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
Over-anxiety Syndrome - 과잉근심사회, 램프증후군
Network of Multi-channel Interactive Media - 1인 미디어 전성시대
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 -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Ethics on the Stage - 연극적 개념소비
Year of Sustainable Cultural Ecology - 미래형 자급자족
Basic Instincts - 원초적 본능
All's Well That Trends Well - 대충 빠르게, 있어 보이게
Rise of 'Architec-kids' - '아키텍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
Society of the Like-minded - 취향 공동체​

2015년에 이어 지속적인 소비 트렌드를 보여주는 것도 눈에 보인다. 특히, '1인 미디어 전성시대'와 '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은 앞으로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소비 행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제는 그야말로 'Video Killed radio'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하다. 동영상의 시대란 뜻이다. 스마트폰의 보급은 이를 한층 더 가속화 시켰음에 틀림없다. 언제 어디서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해졌고 곧바로 SNS에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시간 방송까지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그에 따라 자신이 만든 동영상 콘텐츠로 이익을 창출하기까지 한다. 해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자신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는 한 스웨덴 청년은 중견기업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을 정도다. 국내 BJ들도 연예인만큼의 인기를 누리면서 기업이나 기관들로부터 러브콜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미래사회 직업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메이커'시대가 될 전망이다. 1인 미디어는 다가올 메이커 시대의 일환으로 봐도 될 듯하다.

과거 사람들이 상품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단연 브랜드였다. '브랜드 = 상품가치'​라는 공식이 적용되었던 시대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 공식은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 '가성비'에 따라 상품 구매 의사가 결정된다. 고가의 브랜드 상품이 아닌 저렴한 상품이라 할지라도 그 가격 대비 성능이 나쁘지 않다고 한다면 고객들은 브랜드 상품보다 가성비 높은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조금 흥미롭게 본 키워드는 '아키텍키즈, 체계적 육아법의 등장'이다. 솔로탈출에 성공하여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육아남이 된 후라서 그런지 더더욱 그 내용에 공감된 듯하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은 엄마, 아빠들의 육아는 한마디로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다. '어설프게', '대충', '있으면 있는 데로 없으면 없는 데로​' 식의 과거 우리 어머니들의 육아 방식과는 180도 다르다. 물론, 우리 어머니들의 육아법이 잘못되었고 형편없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만큼 육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그 방법 또한 다양해졌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엄마들뿐만 아니라 아빠들도 이제는 육아에 당연히 참여해야 되는 시대다.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못할 것 없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지만 도리어 악영향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과잉보호, 과잉교육 등이 그러한 산물은 아닐까 생각된다. 남일 같지 않은 시대의 트렌드다.

8번째 출간되는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 분석 보고서라지만 이번에 처음 접하게 되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얼마나 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정작 책을 읽고 보니 그동안 꾸준히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전망해온 저자들과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스마트 시대에 한 나라의 소비 행태를 예측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올 초에 이 책에서 전망한 트렌드 상품들이 올해 마지막에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올해 말 내년 소비 트렌드를 전망할 <트렌드 코리아>가 기대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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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17 23: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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