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 상처받지 않고 사람을 움직이는 관계의 심리학
양창순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까칠하다'라는 말이 주는 이미지는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다. 우리가 이 말을 언제 사용하는지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상대방과의 대화 도중 장난스럽게 웃자고 던진 말에 죽자고 덤벼들 때가 있다. 그럴 때 '왜 그렇게 까칠해?'하고 말하곤 한다. 그러고 보면 '까칠하다'라는 말은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인 성향의 말이다. 만약 당신이 '까칠해 보인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결코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까칠하다'라는 말이 꼭 부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을 듯하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까칠하다'라는 것은 상대방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부탁을 쉽게 거절하지 못해 난감한 상황을 겪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이 '까칠함'은 인간관계를 수월하게 해준다. 불필요한 것은 버리고 필요한 것만을 취하도록 말이다. 물론, 그 까칠함의 범위가 넘어서지 않는 한도 내에서 말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 '까칠함'을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좋은 솔루션이 되지 않을까.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인간 관계만큼 쉬운 일도 없으나 한편으론 그것만큼 어려운 일도 없는 듯하다. 아무리 사회성이 좋은 사람일지라도 그 관계 속에서 나름의 어려움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피해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라도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거절을 잘 하지 못해 상대방에게 휘둘리는 사람에겐 정말이지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친한 사람의 부탁이어서 어쩔 수 없이 들어주어야만 했던 일이나 회사에서 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떠맡게 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거절하지 못한 자신의 우유부단함과 나약함에 상처를 입는다. 왜 그래야 할까.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지 않고 거절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 물음에 이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까칠하게 살아라'라고 말이다. 저자 본인도 당당히 말한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결심했다'라고 말이다. 단, 막무가내식의 까칠함은 아니다. 저자가 말하는 까칠함은 '건강한 까칠함'이다. 까칠한 거면 까칠한 거지 거기에 건강한 이란 수식어는 왜 붙는 걸까. 저자가 소개하는 '건강한 까칠함을 갖기 위한 5단계 솔루션'을 살펴보자.


건강한 까칠함을 갖기 위한 5단계 솔루션

1.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SCE의 법칙을 따르자

2. 대인관계에서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3.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그리고 간결하고 명료하게

4. 나는 나에게 자유를 허락할 의무가 있다

5. 삶은 직선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자

SCE의 법칙이란  STOP, CONTROL, ESCAPE. 즉, 멈추고 조절하고 벗어나라를 의미한다. 건강한 까칠함을 갖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하고 선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나라는 중심을 잡는 것이다. 나 자신과의 관계, 대인관계 속에서 균형을 잃지 않아야 한다. 지나친 생각이 들 때는 먼저 그 생각을 멈추고 내가 나를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윽고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에게 과감히 벗어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크 트웨인은 "담배를 끊는 것은 쉽다. 나는 천 번도 더 했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바꾸는 일이 담배를 끊는 일보다 더 어렵다. 자신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불가능하진 않다.

사실 인간관계가 점점 어려워지는 가장 큰 이유가 거절을 잘 하지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부탁을 한다는 것 자체도 사실 쉽게 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거절을 당했을 때 그 당혹감과 수치스러움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그리고 상대방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이런 경험을 해본 사람이 알겠지만 이는 결국 상대방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만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하는 것만큼 부질없는 짓도 없다. 남의 기준에 맞추다 보면 자신을 잃어버리고 만다. 거절을 하든 싫은 소시를 하든 중요한 것은 내 기준에 맞추는 것이다. 내가 남의 인생에 해줄 것은 많지 않다. 앞으로 ​거절을 할 때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그리고 간결하고 명료하게' 하도록 노력해보자.


시인 앨프레드 테니슨의 말처럼 우리에겐 "자신에 대한 지식, 자신에 대한 존경, 그리고 자신에 대한 억제"가 필요하다. 자신에 대해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자긍심을 갖는다는 것은 인간관계 속에서 무엇보다 자신의 인생을 올바르게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다. 상대방의 기분과 기준에 맞춰 삶을 살아가기보다 내 삶의 기준에 맞춰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투사해버린 것들을 자신의 내면에서 다시 찾는 순간 성장한다. 단순한 까칠함이 아닌 건강한 까칠함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바꿔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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