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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뒤흔드는 크로스오버 아이디어 - 다른 산업에서 아이디어를 훔쳐라
레이먼 벌링스.마크 헬리번 지음, 정용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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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영향일까. 이제는 Inovation, 혁신이란 말은 IT 업종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그런데 모든 제품, 기술 등에 혁신이란 말이 붙는다면 그것이 과연 혁신일까. 이제는 혁신이란 말 자체가 더 이상 진정한 혁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것은 다른 말로 오로지 자기 분야에서의 혁신만을 고집하는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은 사고방식으로는 결코 그 이상을 추구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제는 전혀 다른 산업 분야에도 관심을 쏟고 그곳에서 아이디어를 훔쳐 응용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노력 또는 아이디어를 '크로스오버 아이디어'라고 명명한다.
혁신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무엇보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변화는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을 가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크로스오버 아이디어는 바로 낯선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 낯선 길은 도리어 지름길이 된다. 흔히 전문가라 함은 한 분야에서 그 누구보다 뛰어난 지식과 기술을 겸비한 사람을 일컫는다.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라는 속담도 있듯이 한 가지 분야에 집중하여 노력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요즘의 시대엔 시대착오적인 말이 될 수도 있다. 그만큼 변화의 속도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빠르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자신의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아이디어 접목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크로스오버 효과는 여러 실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이동할 때 유모차는 유용하다. 그런데 그 커다란 유모차를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란 쉽지 않다. 그럴 땐 가벼운 접이식 유모차를 애용한다. 지금이야 당연하듯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접이식 유모차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오웬 맥클라렌은 항공 엔지니어이자 비행시험 조종사로서 오랫동안 일해왔다. 은퇴 후 자신의 어린 딸을 돌보던 중 그는 기존의 커다랗고 다루기 힘든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채 비행기에 타고 내리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후에 그는 비행기에 장착된 착륙장치에서 영감을 얻어 접이식 경량 유모차를 개발하게 되었다. 비행기와 유모차, 항공업과 유아산업. 아무리 생각해도 전혀 상관없는 분야임에도 멋지게 크로스오버 아이디어가 접목되어 새로운 제품이 탄생했다. 행간에 이런 말이 있다. "위대한 아이디어는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다."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이나 기술을 보면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미 예전에 알고 있었던 것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응용 가능함을 발견하여 재가 공한 것이다. 또한, 피카소는 말했다. "좋은 예술가는 적당히 모방한다. 그러나 위대한 예술가는 통째로 훔친다."
"우리는 늘 남의 위대한 아이디어를 도용하기를 부끄러워한다. 하지만 매킨토시라는 대단한 제품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개발에 참여한 이들이 음악가나 시인, 아티스트, 동물학자, 그리고 역사학자로서의 재능을 가진 세계 최고의 컴퓨터 과학자였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비슷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매너리즘이라는 함정에 빠지고 만다. 매너리즘은 곧 고정관념이라는 틀로 자리 잡게 되며 독창성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그렇게 변화 또는 혁신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세상을 뒤흔드는 크로스오버 아이디어는 직설적으로 말한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요소를 제거하라고 말이다. 동물이 사라진 서커스, 먼지 봉투가 없는 청소기, 물을 사용하지 않는 변기, 아이팟 셔플, 무인자동차 등등. 우리가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한 것들이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이 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이야말로 21세기 현재를 살아가고 미래를 만들어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