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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그릇 - 3만 명의 기업가를 만나 얻은 비움의 힘
나카지마 다카시 지음, 하연수 옮김 / 다산3.0 / 2016년 2월
평점 :
리더란 무엇인가. 일을 하면서 스스에게 가장 많이 던졌던 질문이 아닐까 싶다. 사회에 처음 발을 들여놓던 그때부터 10년이 훌쩍 지나버린 지금까지 답을 구하지 못한 질문이기도 하다. 리더란 어느 한 조직에서 구성원들을 이끌어 가는 사람을 일컫는 사람을 말한다. 리더의 역할은 조직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독려하며 정해진 목표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한다. 단순 명료하게 정의되는 말이지만 그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진정한 리더는 드물다. 서점에 가면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한 자기개발 서적들이 많이 있다. 그렇게 책이 많은 이유가 어쩌면 그만큼 리더의 자격을 갖춘 이들이 많이 않음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 전에 진정한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에 관해 쓰인 책이 있다. 명나라 말기 관료 중 한 명인 여곤이 쓴 『신음어』라는 책이다. 그 당시 명나라는 관료들의 중상모략과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던 시기다. 여곤은 이와 같은 조정의 타락한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가 은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로부터 30여 년 동안 제자들을 가르치고 후학을 양성하며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에 관해 집필하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여곤은 『신음어』를 쓰는 동안 무려 아홉 번이나 팔이 부러지는 아픔을 겪었다. 『신음어』는 글자 그대로 '여곤이 자신의 사상을 신음하듯 토해내며 정리한 걸작'인 것이다.
덕을 가진 삶, 덕이 넘치는 인생은 생활을 풍요롭게 하며 그 어떤 약보다도 건강에 도움을 준다. 덕에 대해 여곤은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명예는 이익을 혼자서 독차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주위 사람에게도 나누어줘라. 자기 몫이 조금 줄었다고 해서 섭섭해할 필요는 없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똑같이 만족할 수는 없는 법이다. 자기가 이득을 보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 자기가 명예를 차지하면 누군가는 치욕을 맛보는 것이다. 따라서, 훌륭한 인물은 덕을 쌓되 명예를 양보하며 이익은 나누어준다. 또한 잘난 척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마음은 늘 행복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덕을 갖춘 리더의 모습이 바로 이와 같지 않을까.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자격요건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최우선 되어야 할 것이 바로 덕德이라고 생각한다. 덕을 갖춘 사람은 욕심이 없다.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자신의 명예를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베푼다. 그들의 성공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들이 빛날 수 있도록 기꺼이 그림자가 되어준다. 덕이란 자신이 가진 것을 '얼마나 버릴 수 있는가'이다. '버린다'라는 것은 동시에 새로운 무언가를 '채운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덕을 갖춘 리더는 그 의미를 깨달은 사람이다.
공자 이르기를 '늘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자주 변해야 한다'라고 했다. 우리가 덕德을 갖춘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유는 행복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자 함이다. 그럼으로써 자신을 비롯해 나를 믿고 따르는 이들에게도 행복을 나누어주기 위함이다. 사람의 됨됨이를 말할 때 그릇의 크기와 그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느냐에 비유하곤 한다. 리더라는 그릇의 크기와 그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 자신의 몫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고민해왔던 '리더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조금은 다가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