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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월간샘터 2016년 4월호 ㅣ 월간 샘터
샘터사 편집부 엮음 / 샘터사 / 2016년 3월
평점 :
올해 들어 그를 만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그 주인공은 바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다. 처음 그를 만난 건 영화 <히말라야>를 통해서다. 영화배우 황정민이 엄홍길 대장으로 분해 열연했다. 히말라야 등정에서 조난당한 동료 산악인의 시신을 찾기 위한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영화였다.
그 후 두 번째로 만나건 그의 책을 통해서다. '아우름'이라는 인문교양 시리즈 그 열 번째인 <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제목의 책이다. 영화 <히말라야>는 그의 인생의 한 부분이지만 책 속에 담겨있는 것은 그의 삶이다. '세계 최초 히말라야 16좌 완등'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그다. 전 세계에서 그보다 산을 잘 아는 사람도 없다. 그만큼 산을 오르는 것에 있어서 베테랑이다. 그런 그가 산을 오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내려가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산을 오르는 것과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살면서 언제나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론 실패하고 좌절할 때도 있다. 그가 이뤄낸 대기록 또한 숱한 실패가 있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쾌거다. 산과 인생은 빨리 정상에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기다리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함을 전한다.
세 번째 만남은 샘터 교양잡지에서다. 우연도 겹치면 인연이 된다고 했던가. 영화나 책 같은 대중매체를 통해서만 접했을 뿐이지만 어느덧 친숙하게 다가온다. 오래전부터 잘 알았던 사람처럼 말이다. "도전! 샘터 46돌 축하드리며 히말라야의 성스러운 기운을 드립니다"라는 말로 그의 인터뷰가 펼쳐진다. 평범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인상의 모습이다. 만약 그의 얼굴을 몰랐다면 그가 엄홍길 대장이라고 결코 생각할 수 없다. 이제는 전문 산악인의 길을 접고 엄홍길 휴먼재단 활동으로 더욱 바쁜 모습이다. 또한, '청소년 휴먼 원정대'를 통해서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직접 아이들과 함께 산을 오르면서 그들 스스로 삶의 가치를 깨우치도록 돕고 있다. 산 정상에서와 같이 아래에서도 언제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군산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단팥빵으로 유명한 『이성당』 일까. 전국 5대 짬뽕 중 하나인 『복성루』 일까. 나에겐 그보다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기억에 남는다. 최근 들어 옛날 영화들이 극장에서 다시 개봉되고 있다.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좀 더 향상된 음향과 화질로 관객들을 찾아오고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도 그중 하나다. 2013년에 재개봉하여 많은 영화팬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었었다. 그 덕분이랄까 전보다 많은 관광객들이 군산의 영화 촬영지를 찾고 있다. 사실 군산은 그 외에도 여러 영화의 촬영지로 섭외된 곳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영화 <장군의 아들>과 <타짜>의 촬영지로 군산 신흥동에 일본식 가옥이 나온다. 많은 여행객들이 군산을 찾으면 방문하는 명소 중 하나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 등장했던 초원 사진관은 여전히 그대로다. 영화가 개봉된 지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영화 속 군산의 모습은 세월을 비껴간 듯 그 자리 그대로 남아있다. 영화 속 현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점이 신기하다.
이번 호 특집 <다시 만난 인연>에 실린 글 하나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제목은 『선생님을 사랑해도 될까요?』 중학교 교생 선생님을 사랑하게 된 여중생이 선생님에게 고백을 한다.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제가 클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맹랑한 녀석이라 생각한 선생님은 공부나 하라며 돌려보낸다. 그런데 고등학생이 된 그 여학생은 엄마와 함께 다시 선생님을 찾아온다. "선생님을 사랑합니다. 제가 클 때까지 기다려주세요." 선생님에 대한 사랑이 큰 나머지 학업도 포기해버린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결국 선생님과 제자였던 그들은 어느새 사랑하는 연인이 되었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이런 게 운명인 걸까. 이야기의 주인공은 말한다. 만남이란 선택이 가능한 우연이거나 거슬러선 안되는 운명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자신은 후자라고 믿는다고. 행복이 묻어난다. 내가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사랑하는 아들을 낳은 건 우연이었을까, 운명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