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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메이 페일
매튜 퀵 지음, 박산호 옮김 / 박하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사랑에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사랑에 빠진다. 그것이 서로에 대한 사랑이든 한 사람을 위한 짝사랑이든지 말이다. 사랑을 하는 이들에겐 항상 두 가지
마음이 자리 잡는다. 만남과 이별. 사랑은 그렇게 행복과 슬픔을 공유한다. 사랑에 빠진 사람을 보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 사람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의 오로라가 넘쳐흐르기 때문에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다. 반대로 사랑에 실패하고 이별을 겪은 사람도 단번에 알 수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폐인의 오로라가 주위를 물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랑에 있어 성공과 실패가 중요할까? 사랑이란 우리 인생과 같아서 돌고
돈다. 사랑에 빠진 사람도 어느 순간 이별을 하기도 하고 이별을 경험한 사람은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도 하니까 말이다.
<러브 메이 페일>이란 소설은
사랑엔 실패했지만 인생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찾아 떠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속에서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그 사랑으로
위로받는다.
문학을 좋아하던 한 소녀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포샤 케인. 그녀는 소설가가 꿈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포르노 사업을 하는 돈 많은 남자의 아내에 불과하다. 오랫동안 꿈을 잃어버리고
살아온 그녀는 남편의 외도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그 길로 엄마가 살고 있는 고향 집으로 돌아온다. 모든 것이 그대로인 자신의 방에서 고등학교
시절 문학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공식 인류 회원증'을 발견하게 되고 자신의 꿈을 찾아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 한다.
한때는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문학 선생님이었던 네이트 버논. 그는 아이들에게 삶의 주인이 되는 길을 가르치려 노력해왔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신의 일에 만족감과 사명감까지
갖고 있던 그였다. 하지만, 그날 모든 것이 무너졌다. 수업을 듣던 아이 중 한 명이 그에게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그를 불구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 후 그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페인처럼 살아간다. 언제가 자살할 생각을 가슴에 품고서.
하나님과 결혼한 매브 수녀. 그녀에겐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들이 한 명 있다. 그러나 그 아들에게 불행이 찾아왔다. 하지만, 자신은 아들의 불행을 위로하지 못한 채 아들과
멀어지고 말았다. 모든 것이 하늘의 섭리라 여기는 그녀는 아들과 화해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언젠가는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녀에겐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젊음이 무기였던 20대, 척 베이스는
마약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 그에게 이 세상은 부조리했고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그는 그저 루저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의 인생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법. 마약중독자의 삶을 벗어나기 위해 치료시설에 입원하게 된다. 그곳에서 힘겨운 생활을 해나가는 동안 그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단 하나.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께서 주신 '공식 인류 회원증'이었던 것. 마약 중독에서 벗어난 후 새 삶을 살기 시작한 그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
소설은 4명의 주인공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 이야기들 속에서 4명의 주인공은 얽히고설킨다. 그들이 어떻게 새로운 인생을 찾아가는지 그리고 서로의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그리고 있다. 이야기의 큰 흐름은 '버논 선생님 살리기'다. 고등학교 시절 '공식 인류 회원증'을 주신 은사였던 버논 선생님을
사고 후유증으로부터 구해내기 위한 과정이다. 주인공들의 만남은 그래서 우연이지만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운명처럼 맞물려 돌아간다. 남편의 외도를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포샤가 매브 수녀를 만난 것도 고향에 돌아온 포샤가 고등학교 동창의 오빠인 척을 만난 것도 그들이 '공식
인류 회원증'을 갖고 있는 것도.
우연인 듯 우연이 아닌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인생 이야기다. 때론 사랑해 실패할 때도 있고 때론 망가진 삶을 살 때도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 하지만 인생이란 돌고 돈다는 것. 실패할
때가 있으면 성공할 때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상처받은 사람들이 희망을 찾아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안에 있는 꿈과 희망을
되돌아보길 바라는 듯하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볼 수 있었던 작가 특유의 유쾌함과 감동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