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6.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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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을미년을 떠나보내고 병신년 새해를 맞이했다. 어제와 오늘 별다를 것 없는 똑같은 하루지만 느낌은 전혀 다르다. 새로운 해를 맞이했기 때문이랄까. 조금은 진취적인 생각마저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가 바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나이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더해간 게 벌써 서른하고도 일곱 해를 지나왔다. 철부지 어린 10대 시절이 엊그제 같고 젊음과 열정이 가득한 20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서른 중반을 넘어 마흔 언저리를 바라보고 있다. 한 살의 무게를 새롭게 느끼며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해 보려 한다.

나이라는 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그까짓 것'이 되는가 보다. 2016년을 시작하는 월간 샘터의 이야기는 바로 그것에 대한 이야기다. 어릴 때는 어서 빨리 나이를 먹어 어른이 되고 싶어 했다. 어려서 무시당하는 게 싫었고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사춘기 시절을 겪으며 그러한 생각은 절정에 다다랐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되고 싶었던 어른이 된 지금은 반대로 어린 시절 그 때로 되돌아가고 싶은 생각뿐이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후회와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려나. 다시 한번 그때로 돌아가 좀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인생이란 한 번뿐이기에 한번 지나가면 되돌아갈 수 없음에도 여전히 꿈꾼다. 참 아이러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들을 하곤 한다.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이제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세상이다. 다른 사람 눈치 볼 것 없이 자유롭게 말이다. 나이 때문에, 주위의 시선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못하던 시대는 지났다. 인생 100세 시대 아직 우리에게 무언가를 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

나에겐 로망이 있다. 그 로망이란 은퇴를 할 무렵 소소하지만 정감이 있는 북 카페를 여는 것이다. 책을 좋아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부담 없이 책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그런 곳. 잔잔한 음악이 깔린 카페에는 책 넘기는 소리만 바스락거릴 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추운 겨울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듯 카페 한가운데 놓인 장작 난로가 타오른다. 그 위에 올려진 주전자에서는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생각만 해도 낭만이 있다. 그곳에서 종일토록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정처 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다. 가끔은 카페 한쪽 벽을 스크린 삼아 오래된 영화들을 감상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1월은 계절로는 아직 겨울이지만 기분은 봄과 같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달이기 때문일까. 추운 날씨에 두꺼운 외투를 입고 밖을 나서지만 마음 한구석은 따스함이 솟아나는 봄이다. 그래서 1월은 봄기운을 담고 있는 계절이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이 한 해가 지나면 새로운 한 해가 펼쳐진다.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월간 샘터 2016년 1월 호로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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