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 - 운명의 지도를 바꾸는 힘, 지리적 상상력 아우름 6
김이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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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과목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중고등하교 시절 어려웠던 지리 수업이다. 왜 그렇게 지리 명칭들이 암기가 되지 않던지.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머리가 아파질 정도로 고생깨나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일까. 어렵고 힘들었던 지리 수업에 대한 기억만 남고 그 당시 무엇을 배웠는지는 남아 있지 않다. 시간이 흐른 후 생각해보면 조금 아쉽기도 하다. 사실 지금은 학창시절 어렵고 싫어했던 것들을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역사, 과학, 지리 등의 분야들이다. 관련 책들을 읽다 보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 특히, 역사 관련 서적은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책을 읽을수록 흥미롭다.

지리도 마찬가지다. 요즘 접하는 지리 관련 책들은 학창시절 배웠던 지리 수업과는 사실 크게 다르다. 지리학이라는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인문학 책을 읽으면서 지리학에 대해서 몰랐던 점을 배울 수 있다. 한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보다는 다양한 분야를 통한 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 <내가 행복한 곳으로 가라>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인물들 또는 저명한 인사들의 삶을 통해 지리적 상상력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진정한 배움이란 책상머리맡이 아닌 넓은 세상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했던가. 지리 교과서에서 미처 배우지 못 했던 우리 삶 속에 녹아져 있는 재미있고 다양한 지리 이야기가 담겨 있다.

저자야말로 진정한 지리학자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지금까지 세계 100여 개국을 여행하며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연구하는 그야말로 행복한 문화지리학자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경인대학교 사회교육과 부교수로 재직 중에 있으며 여전히 세계를 여행하는 중이다. 특히, 동남아시아를 좋아해 동남아 지역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자의 이름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말괄량이 삐삐>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삐삐처럼 "'이'제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재'미 있게 하며 살자" 일념 하나로 이름까지 바꿨다.

힘들고 지칠 때 사람들은 오롯이 나만이 알고 있는 비밀의 장소를 찾곤 한다. 그곳은 오직 나만을 위한 곳이다. 그곳에서 조용히 나를 위한 힐링의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렇게 나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오늘의 나를 위로하고 내일을 나를 격려한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때론 절망하고 좌절하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때마다 나를 일으켜 세우는 힘은 무엇일까. 어떻게 역경을 극복하고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저자는 '지리적 상상력'이 그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 버락 오바마, 마윈, 손정의, 오드리 헵번, 강영우 박사와 같이 절망을 딛고 희망을 퍼뜨리는 일명 '나비파' 부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무라카미 하루키, 김영하, 생텍쥐페리, 김연아, 강수진, 조수미, 오프라 윈프리와 같은 두둑한 배짱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한 '삐삐파' 부류의 사람들. 모두 '지리적 상상력'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다.

저자는 말한다. '내가 좋아하는 장소 하나 갖는 것이 모두를 살리는 행복한 변화의 시작이 된 셈이지요. 어린 시절 행복한 추억이 깃든 여러분만의 장소는 어디인가요?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를 찾기 위해 얼마나 다양한 곳에 가보았나요? 자, 우선 내가 지금 살아가는 곳이 어디인지 지도를 펼치고 지리적 상상력을 한번 발휘해 보시겠어요?'

지금껏 살아오면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곳이 어디였는지 한번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한 번뿐인 인생에 반드시 한 번의 터닝 포인트는 찾아온다. 그 인생의 전환점에서 한 발 내디딜 수 있도록 해주는 나만의 공간. 행복이란 결국 내가 좋아하는 공간들이 모여 이뤄지는 것이 아닐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상상력이다.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공간을 찾아 떠나는 지리적 상상력. 지금 내가 있는 여기 이곳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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