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나를 깨우다 - 부자유한 세상에서 장자를 읽는다는 것
이석명 지음 / 북스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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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자유로워지기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틀에 갇힌 채 살아간다. 그것이 가정이든, 직장이든, 사회이든, 국가든. 넓은 의미로 보면 인간은 틀에 얽매여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 속에서 인간은 나름의 자기만족에 따른 자유를 누리고 살아간다. 달리 말하면 그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자유다. 스스로에게만 해당하는 자유.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고 그럴 필요조차 없는 사적인 자유.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진짜 자유라 할 수 있을까. 자유롭다는 말은 달리 말해 개인이 속한 틀안에서 자유롭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 부자연스러운 자유가 아닌 진짜 자유를 누린 이가 딱 한 명 있다. 그가 바로 장자다. 장자를 알면 알수록 자유롭다는 말을 제외하곤 그를 표현할 말이 없음을 느낀다. 장자는 고대 중국의 전국시대 사람으로 지금으로부터 약 2천3백여 년 전 송나라 몽 지역에서 태어나 활동했던 인물이다. 그는 당대 최고의 사상가 중 한 명인 노자와 더불어 도가를 대표하는 사상가다. 오늘날 우리가 읽는 <장자>는 오롯이 장자 본인의 사상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장자 본인의 사상이 담긴 <내편>과 그가 죽은 이후 그의 제자와 후학들의 사상을 담은 <외편>과 <잡편> 이렇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자의 사상이 담긴 <내편>을 보면 주로 우화를 통해 그의 사상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언뜻 장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숨은 뜻을 헤아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한 예로 장자의 철학 정신이 함축되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는 소요유 편에 이런 우화가 나온다. 북녘 바다에 사는 길이가 수천리나 되는 커다란 물고기 곤이 거대한 붕새가 되어 9만 리 높이의 상공을 비상한 후 6개월 동안을 날아 남녘 바다에 도착하는 괴이한 이야기다. 우화라고 하지만 생각의 폭이 다르다. 범인의 얕은 내공으로는 범접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오랜 고전인 <장자>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인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20여 년을 노장사상을 연구해오며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를 해오고 있다. 단순히 노자, 장자의 철학과 삶을 이야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노장사상을 현대인들이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현대인의 시각에서 해석하여 설명해준다.

장자만큼 무위자연적 삶을 산 이가 또 있을까.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순수하게 자연의 섭리에 따른 삶을 살고자 했던 장자다. 장자 추수 편을 보면 그런 장자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낚시를 하고 있는 장자에게 초나라 임금은 재상이 되어 나라를 다스려 줄 것을 청한다. 그러나 장자는 재상이라는 자리에 올라 죽은 듯이 살아가기보다 비록 진흙탕이지만 자유롭게 노니는 거북이 되기를 희망한다. 속세의 천하를 얻기보다 자연 속의 자유로움을 누리길 바라는 장자다.

안락하고 편안함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 자유로운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바로 대답을 하진 못할 것 같다. 장자가 추구했던 날것 그대로의 자유로움이 때론 현대인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장자 철학이 갖는 의미가 바로 여기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의 얽매여왔던 내 삶에 한줄기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준다. 책의 제목 그대로 지금까지의 나를 벗어던지고 깨우칠 수 있는 '탈아'의 경지에 이르게 해준다. 지금의 우리가 장자의 철학을 배우고 이해해야 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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