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결정 - 행복하고 존엄한 삶은 내가 결정하는 삶이다 일상인문학 5
페터 비에리 지음, 문항심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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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결정의 삶이란 어떤 삶을 말하는 것일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선택과 결정을 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자신이 내리는 그 결정이 오롯이 본인 스스로의 의지에 의한 결정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그 결정에 만족하는가. 혹여 타인이나 외적인 요소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스스로 내린 결정은 아니었는가. 만약 그러하다면 과연 그것이 자기 결정의 삶이라 할 수 있을까. 그로 인한 나의 삶은 행복한 삶이라 진정 단언할 수 있는가.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어쩌면 '자기 결정'에 의한 삶이 될 것이다. 자기 결정의 삶이란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자기중심적인 삶을 말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길 수가 있다. 만약 자기 결정함에 있어 외부의 관섭이 없다면 행복한 삶을 위한 결정을 내린다고 할 수 있을까. 언뜻 보면 그러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나 홀로 삶을 행복한 삶이라고 우리가 부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자기 결정의 삶이란 타인의 영향이 존재하는 환경에서의 자신의 결정이 구심적 역할을 하는 삶을 의미한다. 수동적인 내가 아닌 능동적인 내가 이끄는 삶, 그것이 바로 자기 결정의 삶이고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행복한 삶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스로의 삶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자기 인식이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안다는 것은 곧 자신이 어떤 사람이 아닌지를 아는 것이다. 즉, 스스로를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는 냉철함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나를 바로 세운다는 말이 있다. 이는 곧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았음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자기 인식에서 비롯된 자기 결정적 삶은 문화적 정체성 확립으로 귀결된다.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것은 다양한 문학 작품을 읽는 것부터 시작해서 쓰기로부터 이어진다. 우리가 왜 문학작품을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다.

"문학작품을 읽으면 사고의 측면에서 가능성의 스펙트럼이 열립니다. 인간이 삶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가를 알게 되는 것이지요. 문학작품을 읽기 전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 했던 지점에 대해 이제 상상력의 반경이 보다 넓어진 것입니다. 이제 더 다양한 삶의 흐름을 ​상상해볼 수 있게 되었고 더 많은 직업과 사회적 정체성, 인간관계의 다양한 종류를 알게 됩니다."

​나를 표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까지 표현할 수 있는 기법 중 하나다. 그렇기에 자기 결정적 삶을 위한 글을 쓴다는 것은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철학자이지만 여러 문학 작품을 집필하기도 했다. 우리가 영화로 더 익숙한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작가가 파스칼 메르시어라는 필명으로 낸 소설이다. 저자 본인도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흔히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작 말과 행동은 다른 이들이 많다. 그 이유는 바로 자기 인식의 부족과 더불어 문화적 정체성 또한 미흡하기 때문이다. 자기 결정적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바로 내 삶의 주인은 나이기 때문이다. 비록 짧은 내용의 책이지만 그 어떤 책보다 무거운 이 책을 통해 자기 결정 3요소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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