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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노력하지 말아요 (리커버 한정판) -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은 당신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TV에 나왔던 한 카드회사 광고 카피로
익숙한 문구다. 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을 위해 알아서 척척 서비스를 해주는 그런 카드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현대인들에게 진짜 필요한 말이 되어버린 것 같다. 처절하리만치 스펙 쌓기에 열을 올리는 이들이 즐비한 곳이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현실이다.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그 누구도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그렇게 우리는 스스로 '노력 중독'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취득하고 무언가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일은 나를 위한 일임에 틀림없다.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한 행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런 노력을 기울이는 당사자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유는 멀리 있지 않고 바로 나 자신에게 있다. 자기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은 나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나를 위한 노력이 오히려 독이 되어 나를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유는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 부족함이라는 것의 기준은 누가 세우는 것일까. 그렇다. 바로 나다. 내가 나를 항시 부족하고 노력해야 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 또한 그렇게 늘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끊임없이 나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갈증은 사그러 지지 않고 커져만 갔다고 한다.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한 저자가 스스로
회사를 나와 새롭게 시작한 일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카운슬러라는 직업이다. 걱정이나 고민이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그들 스스로 자신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다. 그러면서 자신처럼 카운슬러를 목표로 하는 후배를 양성하기 위해 학원을 설립하고 강연도 한다. 현재
저자는 일본 내에서 스타 카운슬러가 되었다. TV에도 출연하여 방송 출연자들의 고민 상담도 해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인기 강사가 되었다. 그가 여는 강연회는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초만원을 이룬다고 한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딱
하나다. '나는 이미 대단한 사람임을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나 스스로 부족함이 없는 사람임을 인정하는 순간
그간 쉼 없이 해온 노력을 멈출 수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무조건 노력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조금 더 여유로울 수 있는 나,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나를 위해 여유 있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만 노력하라는 말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거의
동일한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대학이라는 목표, 취업이라는 목표, 성공이라는 목표 등등등. 그렇게 살아온 인생을 한순간 바꾼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변화보다 빠른 것이 익숙함이고 노력보다 쉬운 것이 바로 포기다. 그동안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체념과 포기를 해왔는지 생각해본다면 작은 생각의 차이가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할지 가늠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한순간에 바꿀 수
없다면 조금씩 천천히 '너무 노력하지 않는'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