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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좋은 엄마일까 나쁜 엄마일까? - …그리고 모든 엄마들이 궁금해하는 많은 질문들
리사 터커스트 지음, 김미자.김예훈 옮김 / 이보라이프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나는 좋은 아빠일까 나쁜 아빠일까?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엄마에게나 아빠에게나 똑같이 힘들고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과연 내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아니야, 난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아' 늘 이런 생각이 앞섰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당당히(?)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있다. 그것도 16개월이
되어 혼자서 아장아장 온 집안을 휘젓고 다니는 아이의 아빠 말이다. 여전히 아이의 아빠로서 내가 해야 될 책임과 의무는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초보 아빠 티를 벗어난 것 같기도 하다. 갓 태어난 아이를 두고 어쩔 줄 몰라 허둥대던 아빠에서 말이다. 그렇게 나는 아빠가
되어간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우면서 한 번쯤은 고민에
빠지고 자괴감을 느꼈던 순간들에 대해서 기록한 엄마의 이야기다. 아이와 엄마들을 위한 육아서가 아니다. 그저 다섯 아이를 키우고 있는 평범한
엄마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들로 가득 채워진 책이다. 아이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건 역시 엄마들이다. 때론, 반대의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그렇다. 그렇다 보니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행복과 고충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도 바로 엄마들이다. 그때마다 엄마들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바로 이 책의 제목처럼 '나는 좋은 엄마 일까 나쁜 엄마일까?'하는 점이다. 때 쓰는 아이를 혼내면서 자신도 모르게
심한 말이 나올 때, 학교에서 아이가 말썽을 일으켜서 연락이 올 때 등 아마 하루에도 수십 번씩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곤 할
것이다.
엄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공감했다는
것은 역시 아빠들도 엄마처럼 똑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매일 아이를 돌보며 고생하는 아내에게 주말에 자유시간을 준 적이 있다.
당연히 갓난 아이를 돌보는 것은 나의 역할이다. 하루 종일 울기만 하는 아이를 돌본 적이 있는 아빠들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할지 다 이해할
듯하다. 아이를 어르고 달래면서 나도 모르게 짜증이 올라오고 말도 못하고 칭얼대는 아이에게 도리어 버럭 화를 낸 적이 있다. 순간 깜짝 놀라
바로 아이에게 사과를 하고 후회를 했던 적이 있다. 그때 처음 '내가 왜 이러지. 아이니까 당연한 건데..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건가?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이런 엄마,
아빠들의 고충을 저자는 하나님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 내려놓을 때야 비로소 평안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와
같이 종료를 갖고 있는 이들은 공감할 부분이지만 그렇지 않은 부모들에게는 낯선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종교적인 어떤
언행이 아니라 부모로서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된다. 부모 스스로에게 조금은 당당할 수 있는 자신감 그리고 모든 걸 자신의 책임이라 여기지 않고
내려놓을 수 있는 그 마음이 중요해 보인다.
엄마들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려 주는
이들은 엄마들이요, 아빠들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들은 바로 아빠들이다. 종교적인 것을 떠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된 듯하다. 저자가 들려주는 가족 이야기를 하나씩 읽어나가면서 '나만 이렇게 힘들고 지치고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니구나.
세상 모든 부모들이 똑같이 겪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위안을 받고 용기를 얻게 된 것 같다. 혹시 지금 '내가
괜찮은 부모인가?'하고 자문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