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아의 시네마 블루 - 기억을 이기지 못한 시네 블루스
주민아 지음 / 작가와비평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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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영화가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다. 그 영화의 제목은 <시네마 천국>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어린 소년 토토와 나이 많은 영사기사와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명작 중의 명작으로 여전히도 나의 Favorite Movie 리스트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처음 그 영화를 접했던 때는 20년이나 지난 중학교 2학년 때의 어느 날이다. 유독 영화를 좋아하던 친구 녀석이 등교하던 아침 댓바람부터 들뜬 채 전 날 본 영화 얘기에 열을 올렸던 기억이 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듯이 그 친구 덕에 영화 보는 재미에 빠져있던 난 그렇게 그 영화를 처음 보게 되었다.

영화 <시네마 천국>이 처음 개봉되었을 때가 1988년도이니 중학생이던 내가 그 영화를 봤을 때도 이미 오래된 영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본 후의 받았던 감동은 절대 잊을 수가 없다. 나름 감수성이 충만했던 사춘기 중학생이었던 내게 그 영화는 전부였다. 그 후로 지금까지 <시네마 천국>을 몇 번을 봤는지 셀 수 없을 정도다. 극장판, 감독판, DVD, 리마스터링 등 온갖 버전으로 보고 또 봤다. 명작이라 평할 수 있는 영화는 같은 스토리임에도 볼 때마다 전해지는 감동과 여운이 달라진다. 화려한 액션과 CG가 총망라된 요즘의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소소한 매력과 함께 지나간 추억을 되돌아보는 듯한 그리고 사랑의 아련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진정 멋진 영화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있어 영화 이야기는 밤을 새워도 부족할 만큼의 얘깃거리가 차고 넘친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그중 한 명인 듯하다. 총 53편의 영화가 소개되고 있으며 각 영화마다 저자의 생각과 느낌 그리고 각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개성이 돋보인다. 시네마라는 단어와 블루라는 단어가 이렇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저자에게 영화란 블루칼라의 멋과 맛이 느껴지나 보다. 마치 블루스의 선율이 흐르는 듯한 잔잔한 영화 얘기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영화가 마음속에 조용히 스며들게 한다.

총 53편의 영화들은 코리안 블루, 아시안 블루, ​아메리칸 블루, 잉글리시-유러피언 블루로 나누어져 소개된다. 이미 봐서 익숙한 영화들과 미처 만나지 못한 영화들이 고루 섞여 있다. 내가 봤던 영화가 소개될 때는 반가움과 함께 영화에 대한 저자만의 느낌이 더해져 새로움을 선사한다. 아직 보지 못한 영화들은 이후 영화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기대하게 한다.

나름 영화를 좋아하고 특정 영화에 대해서만큼은 마니아라 말하고 싶은 내게 <시네마 블루>는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온 책이다. 저자처럼 깊은 사색이 깃들여진 영화평을 할 수는 없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만의 공감대라고 할까 그런 것을 느낀 시간이 되었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글을 통해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영화는 소설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영상과 사운드가 혼합된 ​소설. 상상의 세계가 현실이 되어 내 눈앞에 펼쳐지는 공간이 바로 영화가 아닐까 싶다. 그동안 만나보지 못 했던 다양한 영화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주민아의 시네마 블루>을 추천하고자 한다. 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그리고 색다르고 감동 있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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