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파운드의 슬픔
이시다 이라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문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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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것은 사랑을 시작하는 설렘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남녀 간의 사랑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없이 많은 사랑이 결코 남녀의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연인, 친구, 부부, 가족, 사제 관계 등 다양한 인간관계의 고리 속에 얽히고설켜있는 것. 우리는 그것을 총칭하여 한 단어로 말하고자 할 때 바로 '사랑'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앞서 말한 '사랑'에도 시작과 끝이 있다.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은 만남과 이별이 있다는 뜻이요, 설렘과 아픔이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일까. 우리는 사랑을 말할 때 행복과 슬픔을 동시에 이야기하는 듯하다. 빛과 그림자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따로 존재하는 듯하지만 항상 붙어있기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이 책은 사랑에 대한 단편 소설집이다. 작가인 이시다 이라는 실제로 많은 연인들을 만나서 인터뷰한 후에 그들의 소소한 감정들을 이 책에 실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일 때문에 연애를 포기하다시피 한 사람, 익숙해져버린 사랑으로 소원해진 부부, 지긋지긋한 연애를 끝내지 못하거나 새로운 사랑에 눈 뜨는 청춘들, 고작 1달에 1번의 만남으로 사랑을 이어가는 원거리 연인 등 이 책에 실린 10편의 단편 소설은 우리들의 이야기가 된다. 한 번쯤 우리가 겪어본 또는 겪게 될 그런 사랑 이야기다. 일본을 넘어 한국의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는 동안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큰 울림을 주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앞서 말한 것처럼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고 나의 이야기가 그들의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 이야기가 사랑 이야기라면 더 이상 어떤 이유가 필요할까. 일본의 소설이 내게 주는 소소한 행복이 너무 좋다. 그들이 사는 문화, 사회, 생활 등 정서적으로 많은 부분이 다를진대 말이다.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줌으로 인해 그동안 내 안에 숨어있던 사랑의 감정이 새롭게 싹 트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지나온 사랑을 추억할 수 있게 해주고 앞으로 해 나갈 사랑을 기대하게 만드는 멋진 사랑 이야기가 담긴 소설집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에 바뀌어가는 이 시점에 멋진 사랑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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