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림이 무기다 - 소리 없이 강한 사람들
다카시마 미사토 지음, 정혜지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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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어느 정도 극복(?)을 했다고 여기고 있지만 중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낯가림이 심한 편이었다. 낯을 가린다는 건 대체로 사람들 앞에서 주눅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러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대화에 끼지 못한 채 조용히 있다거나 회의를 할 때 자신의 의견을 자신 있게 내세우지 못한 채 앉아 있다거나 하는 경우다. 단체 생활에 있어 낯가림은 소외당하거나 심지어 따돌림을 당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낯을 가린다'라는 건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은 듯하다.

하지만, 이제는 낯가림에 대한 그동안의 편견을 버릴 때가 왔다. 오히려 낯가림이 무기가 되어 자신만의 강점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일명 '소리 없이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산증인이다. 어릴 적부터 유난히 낯가림이 심했다고 하는 저자는 현재 연 30억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회사의 CEO이며 여러 기관으로부터 강사로 초빙되어 ​강연을 하고 있다. 그 이전에는 대형 입시 전문학원에서 수학 강사로 재직한 경험이 있다. 누구보다 낯가림이 심한 그녀가 어떻게 해서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강의를 하고 세미나를 진행하는 강사가 될 수 있었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낯가림을 자신만의 특별한 무기로 활용하는 순간부터 가능했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낯가림을 어떻게 자신만의 무기로 만들 수 있는지 저자만의 비법 노하우가 담겨있다. 낯가림은 결코 서투른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고 말하는 저자는 낯가림 센서를 통해 오히려 상대방을 주의 깊게 관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총 36가지 방법이 자세히 실려있다. 특히, '사람들 앞에서 머리가 새하얘지지 않기 위한 규칙'은 낯가림을 하는 이들에게 가장 유용하고 실용적인 비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낯가림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낯가림은 극복할 수 없는 평생 감수해야 하는 나만의 콤플렉스라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는 내 성격이라는 말로 위안을 삼은 게 전부였다. 그런데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지금까지 느꼈던 그 부담이 말끔히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이유는 아마도 기존의 책들과는 달리 억지로 낯가림을 극복해내려고 할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오히려 낯을 가리기 때문에 나와 상대방이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용기가 생겼다.

저자의 36가지 비법의 핵심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된다. 가장 좋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바로 경청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음으로써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안다면 그만큼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기에도 수월하다. 낯가림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경청이다. 그렇기에 어쩌면 낯을 가리는 사람들은 이미 최고의 커뮤니케이터가 아닐까. 이제는 자신감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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