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기울여줄 한 사람만 있어도 - 아프고 상처 받은 우리를 버티게 해줄 힘에 대한 이야기
오츠 슈이치 지음, 서라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가정해보자. 현재 당신에게 고민이 있고 문제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럴 때 당신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무엇인가. 아마도 가장 먼저 내 고민을 들어줄 누군가를 찾을 것이다. 그렇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문제의 해결책은 이미 자신에게 있다. 우리는 모두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단지,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나의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줄 사람이 필요할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고민이 생겼을 때 가족이나 친한 친구, 선배, 직장동료나 상사 등 내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을 찾곤 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말하는 사람을 존중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족이나 친구, 직장동료의 고민을 들어주었던 때가 있을 것이다. 그때를 떠올려보면 생각보다 상대방의 얘기를 듣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경청'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는 이유다. 경청이란 그저 상대방이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말을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말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경청하는 것만으로 상대방의 고민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한지 않고도 어지러웠던 상대방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줄 수가 있다.

이 책의 저자 오츠 슈이치는 오랫동안 말기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호스피스 전문의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알게 되었지만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란 책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은 바 있는 저자다. 그런 저자가 자신이 하는 일과 관련되어 '경청'이 왜 중요한지 그것을 통해 상대방에게 어떤 위안과 안정을 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나아가 환자뿐 아니라 심적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힘이 되는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책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배울 수 있게 된다. 경청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경청을 통해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경청을 하기 위한 마음가짐과 자세는 무엇인지.

저자는 누구보다 아픈 사람들을 많이 봐온 사람이다. 물론 그가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이다. 그러나 그가 만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심적 고통은 환자가 아닌 우리들도 갖고 있는 아픔이다. 현대인들의 삶은 아픔으로 얼룩져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매일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바쁜 일상 속에서 과연 마음의 병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난 행복하다 외치는 이들의 모습 속에 감추어진 그늘은 진정 없는 것일까. 마음의 병을 고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대화다. 자신의 이야기를 부담 없이 털어놓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마음의 병은 점점 치유된다.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경청'이다. 상대방의 마음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듣기 의 힘이다.

'가만히 침묵하며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상대방에게 충분히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TV CF 속 말이 떠오른다. 때로는 침묵이 더 많은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경청이 바로 그런 경우가 아닐까.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많은 조언을 하기보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도록 하자. 진심으로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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