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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첫 문장 -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세계문학의 명장면
윤성근 지음 / MY(흐름출판) / 2015년 7월
평점 :
책을 사기 위해 서점에 갈 때마다 매번
놀란다. 하루가 다르게 정말 많은 책들이 출간되어 진열되어 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보지 못 했던 책들이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진열되어
있기도 하고 출판사의 프로모션에 따라 서점의 한 공간을 멋지게 꾸며 책을 홍보하는 것도 볼 수가 있다. 이렇게 처음 만나는 책들 중에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기란 사실 쉽지 않다. 선택사항이 많으면 결정을 쉽게 못 내리는 것처럼 말이다.
저마다 선호하는 책의 장르가
다르듯이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기준도 다르다. 대개 나 같은 경우엔 책의 표지와 제목, 작가 소개 및 다른 이들의 추천사 등을 통해 책을 고른다. 말하자면 첫
느낌을 약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이리저리 읽고 싶은 책을 찾아 헤매는 중에 눈에 들어오는 책을 집어 앞서 말한 내용들을
찬찬히 훑어본다. 흥미가 생기면 1단계는 통과. 2단계는 책 서문을 읽고선 간략하게 책 내용을 파악한다. 읽어야겠다는 느낌이 온다면 값을 치르고
집으로 고이 모셔온다. 이렇게 해서 고른 책들이 다 성공이냐 사실 그렇지는 않다. 완전 대실망을 한 적도 적지 않다. 아직 진짜 좋은 책을
고르는 내공이 부족한 탓인 듯하다.
<내가 사랑한 첫 문장>이라는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들었던 느낌은 자신이 읽은 책들 중에 가장 인상 깊게 남은 글들을 모은 책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헌데, 그것은 저자가
책을 고르는 자신만의 기준인 셈이었다. 이 책에는 총 23편의 세계 문학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다. 모든 작품이 하나같이 저자 본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에 의해서 선별된 작품들이다. 하지만, 눈에 익은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이 많이 보인다. 역시 좋은 작품은 누구에게나 영감을
주는가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소개하는 작품들을
새삼 다시 읽은 듯한 기분이다. 아니, 말하자면 같은 작품을 새로운 시각으로 새롭게 읽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등 수준 높은 세계 문학작품들을 바로 이해하기에 나의 지적 수준이 많이
부족한 탓도 있겠고 내가 미처 생각지 못 했던 부분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는 식견을 갖고 있는 저자를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밖의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도 이렇게 해석될 수 있구나 하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서 저자가 소개하는 작품을 다시 한번 읽어 봐야겠다 생각한
사람은 나뿐만은 아닐 듯하다. 어쩜 이렇게 책 이야기를 맛깔스럽게도 잘 할까.
서두에 얘기했던 나만의 책을 고르는 기준에
한 가지를 추가해야 될 듯하다. 바로 책의 첫 문장 읽어보기. 내가 저자와 같이 첫 문장을 읽고서 얼마나 통찰력을 발휘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그 정도 깜냥은 못되겠지만 첫 문장이 갖는 중요성을 내 나름대로 느껴보고 싶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고 이렇게 책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부럽다. 그만큼 꾸준히 독서를 해오면서 식견을 넓혀왔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멋진
분을 알게 된 것이 마냥 기쁘다. 기회가 된다면 저자를 직접 뵙고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불어 좋은 책도 한 권
추천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