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서 보낸 5년 - 인생의 갈림길에서 시작된 아주 특별한 만남
존 쉴림 지음, 김진숙 옮김 / 엘도라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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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멘토와 멘티.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말들이 되어버렸다. 아니 꼭 필요한 말이 되어버렸다. 대학을 졸업했거나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사원들에게는 더더욱. 그들뿐만이 아니다. 이제는 모든 국민들은 멘티가 되었고 그들을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이끌어주는 멘토가 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겪게 되고 그에 따라 방황도 하게 된다. 혼자의 힘으로는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런 상태에 빠지게 된다. 만약 그때 항상 옆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에게 힘이 되어주는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조언과 위로를 아끼지 않으면서 자꾸만 약해져가는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그런 사람이 있다면 힘든 상황을 벗어나는데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그렇다. 우리 인생에는 이렇게 늘 멘토와 멘티가 존재해왔다. 그런 말들이 행간에 유행처럼 떠돌기 전부터 말이다.

내가 힘들 때 나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사람과 그 사람의 말을 떠올려보게 된다. 언제였던가. 23살의 어린 나이에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꿈도 많고 무엇이든 하고 싶은 열정 하나만으로 가득 찼던 때가 그때가 아니었나 싶다. 그런 와중에 갑작스러운 회사의 부도는 그야말로 큰 충격이었던 것 같다. 회사 내부 사정이야 말단 신입사원이 자세히 알리도 없었을뿐더러 회사로부터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한순간 머나먼 타지에서 홀로 남겨진 듯한 기분이랄까. 그때처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정말 막막했던 때는 없었던 것 같다. 반년 가까이 무기력하고 방황하던 나를 붙잡아 준 것은 나를 채용했던 내 사수였다. '이 순간도 곧 지나간다'라고 했던 그 사람의 그 한마디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

이 책은 저자의 자전적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에세이다. 저자는 명문 대학교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고향의 작은 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한다. 그것도 임시교사로 말이다. 정규직 채용에 번번이 낙방을 했기 때문이다. 소위 남들이 알아주는 훌륭한 스펙을 갖고 있지만 자신의 바램과는 늘 정반대의 인생을 살게 되면서 좌절을 겪는다. 그런 와중에 뜻하지 않게 마을의 오랜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작은 도자기 공방을 방문하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아흔 살에 가까운 아우구스티노 수녀를 만나게 된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낯선 이에게 비밀을 털어놓는 경우가 있다.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작용하는 것일까. 저자에게도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는 자신의 고민과 비밀을 털어놓게 되고 아우구스티노 수녀는 그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 그에게 따뜻한 조언을 해준다. 그 후 두 사람의 삶에 조금씩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 세대를 넘어 진정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인생의 진정한 멘토이자 멘티가 되기에 이른다.

저자는 말한다. 좌절하고 방황하던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위로와 격려를 해준 수녀님을 만난 그 시간은 천국에서 보냈던 시간이었다고 말이다. ​ 천국과 지옥이 따로 있는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내가 살아가는 이곳이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있다. 천국에서 보낸 것과 같다는 것은 어떤 삶을 의미할까. 결국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뜻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행복한 삶이란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을까. '자신이 가진 걸 사랑한다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라는 아우구스티노 수녀의 말처럼 그 해답은 멀리 있지 않는 듯하다. 걱정, 근심, 불안, 초조 등 불행을 자초하는 이 세상의 모든 감정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탐할 때 생기는 마음의 병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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