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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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처음 만나게 벌써 한 달 전이다. 1932년에 출간된 고전 중의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80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어 미래를 보고 온 듯한 올더스 헉슬리의 이 소설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에겐 심미안이라도 있었던 걸까. 오늘날의 현대 사회의 모습을 어찌 그렇게 내다봤단 말인가. 이보다 더 위대한 미래 소설이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할까라는 의문을 들게 했던 소설이다. 금세기 미래를 가장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날카롭게 분석해냈다는 평을 받는 이 소설이 최신 완역 개정판으로 새롭게 옷을 입고 세상에 태어났다. 올더스 헉슬리가 과거에서 되살아난 듯이 말이다.

자타 공인 최고의 번역가 중 한 명이라 일컬어지는 안정효 번역가에 의해 새롭게 태어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그전에 보았던 <멋진 신세계>와는 또 다른 감흥을 내게 안겨주었다.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은 같을지 모르나 원작자가 자신의 글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바를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는 번역가의 말이 허투루 내뱉는 말이 아님을 실감하게 해준 작품이다. 그와 더불어 좀 더 세밀해준 작품 설명은 고전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조금 더 쉽고 편안하게 소설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듯하다.

모든 인간을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으로 불리는 다섯 계급으로 나누어진 미래 시대에서 인간은 그저 필요에 따라 맞춤형으로 대량 생산되는 한낱 제품에 불과하다. 그렇게 생산된 인간은 계속되는 수면 학습과 전기 충격 요법에 따라 각 계급에 맞는 신분에 맞춰 살아간다. 그들에게는 개인적인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불행이나 고통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쾌락만이 존재한다. 간혹 그렇지 못한 경우엔 소마라는 약을 통해 다시금 환락과 쾌락에 빠져든다. 겉으로 보기엔 누구나 행복해 보이는 완전무결한 새로운 유토피아. 그곳에 낯선 이방인이 등장한다. 그는 야만인이라 불리는 신세계와 떨어진 보호 구역에 격리된 존이라는 사내. 멋진 신세계의 처음 오게 된 그는 신세계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감탄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인간의 자유라곤 찾아볼 수 없는 신세계에 환멸을 느끼게 되고 인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모든 자유 즉, 온갖 근심, 걱정이 난무하며 고통으로 괴로워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며 원시적인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는데..

고도로 발전된 과학 문명이 이룩해낸 현대 사회 속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멋진 신세계 속의 사람들일까 아니면 야만인 존일까. 미래 사회로 나아갈수록 점차 야만인에서 멋진 신세계 속 맞춤형 인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 근심, 고통, 불행이 없는 행복한 삶만을 추구하는 우리가 바른 미래 사회의 모습이 결코 소설 속의 유토피아는 아닐 것이다. 미래는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미래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어떤 미래의 모습 속에서 살아가게 될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갖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통해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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