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위한 상처받을 용기 - 아들러 심리학의 행복 에너지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현정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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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린 시절 아버지의 모습은 언제나 강인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인자한 모습이었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아버지와 비슷한 나이가 된 지금 아버지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어릴 적 봤던 아버지의 강인한 모습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많이 수그러들었다. 아버지가 세월의 무게를 견뎌내신 것처럼 나 또한 그만큼의 세월의 시간 속에 흘러왔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멈출 수도 이길 수도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시간의 흐름이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피부와 가장 먼저 느낀다. 노화가 그것이다.

노화에 따른 수많은 병중에 병을 앓는 당사자는 물론이거니와 가족들까지 힘들게 만드는 무서운 병이 바로 치매다. 치매는 외형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병이다. 또한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병이기도 하다. 나이 듦에 따라 발병을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치매는 우리의 생각을 비롯해 우리가 인간이라고 여길 수 있도록 해주는 뇌의 건강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병이다. 치매가 무서운 점은 그 병을 앓고 있는 당사자는 자신이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앞서 말한 것처럼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을 돌보는 나머지 가족 구성원들의 삶을 완전히 변화시킨다. 100% 부정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말하긴 힘든 면이 있다.

아들러 심리학을 오랫동안 연구해오고 강연도 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치매와 가족 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치매에 대한 이해,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에 대한 간병 등. 사실 그동안 치매라는 것이 그렇게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았다. 아직 젊다는 것이 그 원인 중 하나이기도 했고 치매란 나와는 상관없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인 줄로만 여겼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치매는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는 병이라는 점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뿐만이 아닌 내 가족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실제 자신의 아버지가 치매를 앓게 된 이후 간병을 시작하면서 겪은 경험들을 토대로 하여 180도 변화를 맞이한 삶 속에서 어떻게 하면 그 삶을 유지해 갈 수 있고 가족 간의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서 그런지 그저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하는 가설 비슷한 논리가 아니라서 그의 이야기가 더더욱 공감이 되는 듯했다.

책을 읽으면서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과연 내가 저자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부모님과 내 가족 모두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그 당사자가 내가 될 경우엔 어떻게 해야 될까도 고민하게 된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치매 예방을 위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준비를 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동시에 하게 된 것 같다. 부모님이든 가족이든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상처를 받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에 맞설 수 있다는 거 쉽지 않은 일이다. '아버지를 위한 상처받을 용기'라는 말이 선뜻 와 닿지가 않았는데 책을 읽고 나서 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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