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아픈데, 왜 그대는 그렇게 아픈가요 - 시가 먹은 에세이
김준 지음 / 글길나루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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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이별이라는 감정을 담아 노래를 부르는 이들을 일컬어 시인이라고 했던가. 우리가 가슴속 깊숙한 곳에 간직하고 있는 감정을 끄집어 내는 방법들은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우리네 마음과 닮아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시가 아닐까 한다. 보일 듯 말 듯하는 섬세한 감정의 선율을 표현하기엔 시 속에 감춰진 은율만큼 온전한 것은 없기에 말이다. 짧은 문장들로 이루어진 한 편의 시가 한 사람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시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자 숭고한 가치다. 그 속엔 우리네 삶이 담겨 있고 사랑과 이별이 담겨 있으며 미래의 우리 모습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각박한 우리 삶에 한줄기 단비처럼 내려올 가슴 따뜻한 시, 그 시를 품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또 하나의 가슴 따뜻한 글이 있어 정신없이 흘러가는 우리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김준. 시를 좋아하지만 내게는 그리 낯익은 이름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1998년 <Yesterday>라는 시집을 발표한 이후 2002년 <별이 된 당신에게 하늘 닮은 사랑이고 싶습니다>라는 또 하나의 시집만을 세상에 내놓은 채 이 세상에서 사라지기로 작정한 듯 은둔생활을 해온 시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자그마치 13년. 13년이란 시간은 그에게 어떤 시간이었을까. 최근 발표된 시화선집 <내 하루는 늘 너를 우연히 만납니다>를 통해 긴 공백기에서 벗어나 세상에 다시 그의 존재를 드러낸다. 더불어 얼마 안 있어 시를 품은 에세이집인 <내가 이렇게 아픈데, 왜 그대는 그렇게 아픈가요>를 내놓으며 그간의 은둔생활이 거짓말처럼 느껴지듯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시를 품은 에세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궁금증을 안고 읽기 시작한 내게 시와는 다른 감동과 여운을 남겨주는 작품이 돼버린다. 마치 시를 읊조리듯이 읽어 내려가지는 그의 글들은 가슴을 때리는 울림이 있다. 마치 고요한 호수 속에 던져진 작은 조약돌에 의해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듯이 말이다. 이렇게 멋진 글들을 써 내려가기 위해 그토록 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나 싶다. 온전히 그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느꼈던 사랑, 이별, 행복, 아픔 등의 감정을 글로 담기 위해서.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지나온 삶을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 추억 속엔 온갖 종류의 감정이 섞여 있다. 사랑과 이별, 행복과 아픔. 김준의 에세이를 읽으면서 지나왔던 내 삶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그의 추억이 글 속에 담겨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밝은 태양 아래서 보다 조용한 달 빛이 내려앉은 밤에 읽으면 더없이 좋은 글들이다. 모두가 잠든 그 시각 나 홀로 깨어 따뜻한 차 한 잔과 지나온 내 삶을 찾아 떠나는 추억여행. 어쩌면 그 시간 그동안 보지 못 했던 밤하늘에 떠있는 별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은은하게 비추는 달빛과 별빛 아래서 나만의 시간을 갖게 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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