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오프 밀리언셀러 클럽 139
데이비드 발다치 엮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스릴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선호하는 작가와 작품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 작가만이 갖고 있는 개성과 그가 만들어낸 소설 속 캐릭터의 매력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스릴러소설 마니아라면 아마도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보지 않았을까 싶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소설 속 주인공들이 하나의 작품에서 만나면 어떨까 하는 상상 말이다. 사실 그런 상상은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가 아닐까 한다. 그 첫 번째는 각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주인공의 스타일이 달라 한 작품에서 캐릭터들의 개성과 매력을 동시에 살리면서 더불어 독자들이 원하는 재미까지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일 테고 두 번째로는 저작권과 같은 문제로 스릴러소설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의 상상과 바램이 이루어졌다. 바로 이 책이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이클 코넬리, 데니스 루헤인, 제프리 디버, 리 차일드. 이름만 들어도 단숨에 감탄사가 나올법한 작가들이다. 전 세계에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스릴러 소설계의 유명한 작가들이다. 그들과 더불어 총 23명의 내로라하는 스릴러 소설 작​가들이 만나 그들이 만들어낸 전설적인 캐릭터들을 하나의 소설 속에 등장시켰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불가능을 가능케 했던 그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그 힘은 국제 스릴러 작가 협회를 통해 발현되었다. 국제 스릴러 작가 협회는 전 세계 25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며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스릴러 작가 모임이다. 이 책의 편집을 맡은 데이비드 발다치를 통해 23명의 작가들이 서로 짝을 이루어 자신의 소설을 기부 함에 따라 총 11편의 이 세상에 두 번 다시없을 스릴러 소설을 탄생시켰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는데 망설일 수도 있겠다. 스릴러 소설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낯선 작가와 캐릭터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읽기 시작하는 순간 그것은 지나친 기우였음을 깨달을 것이다. 11편의 새로운 스릴러 소설을 접하기 앞서 해당 작품이 어떻게 해서 탄생하게 되었고 작가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작업을 하게 되었는지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처음 접하는 소설 속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간략한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따라서, 그저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즐기는 것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몫일 것이다.

이 책에 실린 11편의 소설들은 짧지만 강력하다. 캐릭터의 개성을 죽이지 않으면서 각 캐릭터들이 만나 어떻게 자신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는지를 여감 없이 보여준다. 단편들의 모음이지만 책에 빠지는 순간 마지막 페이지를 읽기 전까진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인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와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이 만나지 못한 점이다. 그들의 작품은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던 만큼 그가 소설 속에 녹여낸 두 명의 캐릭터는 정말 압권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그 두 사람이 만났다면 어떤 사건을 갖고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바램이 있다면 먼 훗날 이번과 같은 임파서블 한 미션이 다시 한번 실행되었으면 한다. 그땐 해리보슈와 링컨 라임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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