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에게 좋은 아빠이자 자상한 남편에게 숨겨진 비밀스러운 과거가 있다. 그 비밀은 반드시 남편이 죽은 뒤에 열어보아야만 한다."

​​뉴욕 타임스가 뽑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로 국내에도 많은 독자층을 갖고 있는 리안 모리아티의 작품이 국내 두 번째로 출간되었다. 바로 <허즈번드 시크릿>이다. 그동안 완벽했던 아이들의 아빠이자 남편인 그가 남긴 비밀이 드러나게 되고 그 사건에 관련된 세 명의 여주인공들의 사연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전개되며 마지막에 반전을 이끌어내는 기가 막힌 소설이다.

누구에게나 말 못할 비밀은 한 두 가지씩 갖고 있기 마련이다. 좋은 의도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그 비밀을 가슴속 깊은 곳에 묻어두고 살아간다. 그러나 지금까지 완벽한 줄로만 알았던 배우자에게 그동안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그 비밀을 아주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는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평화는 예측 불가능한 우연에 의해 깨지고 만다. 마치, 판도라가 비밀의 상자를 열었던 것처럼.

얼마 전까지 타이타닉호에 심취해 있던 딸아이가 지금은 베를린 장벽에 빠져 있다. 그런 딸아이에게 젊은 시절 친구와 독일을 여행하면서 기념으로 가져온 무너진 베를린 장벽의 파편을 찾던 세실리아. 그녀는 그곳에서 그만 남편이 남긴 비밀스러운 편지를 발견하게 된다. 편지 봉투에는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볼 것'이라고 씌어 있다... 사랑하는 남편 윌과 아들 그리고 자매와 다름없는 사촌인 펠리시티와 여느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낸 테스에게 윌과 펠리시티는 두 사람이 서로 사랑에 빠졌다는 고백을 한다. 테스는 믿었던 두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후 오랜만에 고향인 시드니로 돌아온다. 그곳에서 그녀는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 고향인 시드니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장의 비서 일을 하며 지내고 있는 레이첼은 오래전 사랑하는 딸을 잃고 지금은 손자를 보는 것을 인생의 낙으로 살아가는 미망인이다. 그녀는 학교에서 오래전 딸아이의 살인 용의자였던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여전히 그를 의심하고 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딸아이가 녹화한 비디오테이프를 보게되고 의심은 확신으로 굳어진다... 전혀 상관없는 각자의 삶을 살고 있던 이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인가. 그것은 판도라의 상자인 '비밀이 담긴 편지'가 발견되면서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과연 이들이 맞이하게 될 운명은?

전편인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에선 기억을 잃어버린 중년 여인이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동안 잃어버렸던 가족에 대한 사랑과 행복을 되찾게 되는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인 허즈번드 시크릿>에서는 어쩌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도 있을 법한 이야기를 주제로 하나의 사건에 연관되어 서로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심리를 세밀하게 표현하면서 종국에 가서 예상치 못한 반전을 이끌어 내고 있다. 사실 크게 놀랄만한 반전은 아니다. 이야기를 읽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유추해 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 반전이 주는 느낌은 다른 어떤 반전보다 솔직히 무겁게 다가온다. 그 이유는 이 이야기가 결코 우리 주변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이상하리만치 내 가족의 이야기처럼 내 이웃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것은 나뿐만 이었을까. 오직 나뿐이었다 해도 그것은 같은 소설이라해도 느끼는 점은 읽는 독자들의 몫이기에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작품 속 세 인물을 통해 진정한 가족애가 무엇인지 읽는 독자로 하여금 생각할 여운을 주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어질 이야기가 궁금해 잡고 있던 손을 놓지 못할 만큼 책 속에 빠져들게 만드는 흡수력과 놀라운 반전을 갖고 있음에도 책을 덮고 나서는 소중한 내 가족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니 말이다. 만약 내가 소설 속 인문들 중 하나였다면 과연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가. 가족을 위해서 희생을 했을까. 아니면, 정의를 위해 옳고 그름을 가리려고 했을까. 솔직히 쉽지 않은 선택이고 결정이 될 듯하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재미를 갖추고 있으면서 독자들에게 긴 여운을 남기기에 진정 웰메이드 소설이라 부를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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