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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는 나라
이제홍 지음 / 푸른향기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고구려, 백제, 신라로 일컬어지는 삼국이
한반도 땅을 지배하던 시대가 있었다. 기원전 1세기부터 7세기까지를 우리는 이른바 삼국시대라 부른다. 그로부터 시간의 역사는 흐르고 흘러
21세기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에 와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삼국시대의 역사는 역사를 전공하거나 그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중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교과서를 통해 배운 내용이 전부일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변에서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제는 그 기억마저도 어렴풋하다.
삼국시대의 역사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
했던 역사적 사실이 많다. 특히, 그중에서도 백제의 역사는 남아있는 자취가 고구려와 신라에 비해 터무니없을 정도로 옹색하다. 과거 중국과 일본을
비롯하여 멀리 인도네이사와 캄보디아까지 백제의 영향 아래 있었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대 백제의 찬란했던 영광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소설 <지워지지 않는 나라>는 이런 의문으로 시작한다. 광활한 영토와 번영을 누렸던 한반도의 제국,
백제의 역사를 그동안 감추어져 있던 금동 대향로의 비밀을 밝혀내는 과정 속에서 추적해 나간다.
어느 날 부여의 궁남지에서 문화재청 소속의
남자가 죽은 채 발견된다. 사건을 조사하던 중 죽음의 원인이 금동 대향로와 얽혀 있음이 드러나게 된다. 그 이후 금동 대향로와 연관된 사람들이
하나둘씩 차례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대체 금동 대향로가 지니고 있는 비밀이 무엇이길래 관련된 사람들의 목숨까지 빼앗아가며 지키려고 하는
것일까. 조금씩 드러나는 금동 대향로에 얽혀있는 우리나라의 고대 역사의 비밀. 그것은 백제 제국과 이웃나라인 중국,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의 관계가 어떻했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과연 우리가 모르고 있는 과거 백제의 숨겨진 역사는 무엇일까.
사실 한반도의 고대 역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우리나라와 주변국들과의 역사적 사실 진위에 대해서는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의 동북아공정,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비롯한
영토분쟁으로 인해 국제 정세가 흔들리는 것을 보면 결코 쉽게 해결될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백제의 숨겨진 역사에
대해서는 사실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지만, 예전에 고조선의 역사에 대해서도 다룬 소설책이나 기타 다른 책들을 본 적이 있다.
우리가 그 시대를
살지 않았기에 명확히 입증할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리 민족의
고대 역사가 결코 왜소하지 않았으며 그 시대 주변국들에 비해 월등히 앞선 강대국이었다는 것이다. 이 역사적 사실 하나만으로도 자부심을 갖기엔
충분하다. 역사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왜곡해서는 안된다. 비록 부끄러운 과거일지라도 역사는 사실 그대로의 기록으로 남겨야 하고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로부터 배워 나가야 한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위해 전 세계의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역사의식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