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징비록 - 전시 재상 유성룡과 임진왜란 7년의 기록
이재운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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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를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가 있다. 바로 한국 영화 사상 1700만이라는 최고의 관객 동원을 한 <명량>이다. 이 영화는 누구나 알고 있듯이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12척의 배로 300척이 넘는 왜군에 맞서 싸운 전쟁 일화를 다룬 작품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순신 장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대나무처럼 곧은 한결같은 충신으로서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 존경을 받고 있다. 심지어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우리나라와 적대관계를 끊지 못하는 일본에서도 존경받는 인물이다.

우리가 임진왜란의 역사를 돌아볼 때 누구나 이순신 장군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인데 이순신 장군 못지않게 임진왜란 당시 중요한 인물이 있다. 그가 바로 유성룡이다. 책 표지에 언급된 '전시 재상'이라는 말은 사실 그 당시 적국이었던 일본에서 유성룡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그만큼 유성룡이 전쟁 당시 적국에 대한 영향력이 컸다는 점을 증명한다. 그가 후세에 남긴 <징비록>은​ 임진왜란 7년간의 전쟁에 대한 기록이다.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전쟁이 조선에 남긴 것은 무엇인지를 후세에 전하기 위해 누구보다 전쟁 당시 중심적 위치에 있던 그의 자필 기록이다. 소설 <징비록>은 그것을 바탕으로 임진왜란을 소설로 재 탄생 시킨 작품이다. 현재는 이 작품을 비롯 징비록과 관련된 원작을 바탕으로 하여 드라마로도 방송되고 있다.

 

징비록은 슬픈 책이다. 조국 조선에서는 폄하되고 도리어 적국 일본에서 출간되고, 읽히고, 가치를 인정받은 책이다. 조선은 <징비록>을 외면하면서 왜 전쟁이 일어났는지, 왜 패전했는지 따지지 않았지만 도리어 침략자 일본은 <징비록>을 탐독하면서 왜 조선을 병탄하지 못했는지 철저히 연구, 마침내 300년 뒤 더 갈고닦은 전략과 전술로 조선을 단숨에 삼켜버렸다. 이 소설을 재밌게 읽더라도, 나라와 겨레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쓴 전시 재상 유성룡의 참회문이자 사후 약방문인 <징비록>은 저술 직후부터 일제에 강점될 때까지 3백여 년간 줄곧 외면받았으며, 오늘까지 그 대가로 남북 분단 중이며, 그래서 왜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 작가의 말 中에서 -

전시 재상 유성룡이 우리에게 남긴 <징비록>은 결코 가볍지 않은 선조의 유물인 듯하다. 요즘처럼 역사에 대한 의식이 난무하고 친일 역사를 종용하고 찬미하는 사태를 볼 때면 더더욱 그러하다. 앞서 작가의 말에서 느끼는 바가 크다. 일본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의 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임진왜란 당시 재상 유성룡과 이순신 장군을 앞세워 왜적을 물리쳤다. 나라를 살린 그 두 사람을 필두로 한 여러 공신들을 삭탈관직시키고 역적으로 내몰아 죽음으로 몰아갈 때 적국인 일본은 오히려 그들의 명민한 전략 전술을 분석하여 후에 30년이 넘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의 일제 치하의 역사를 안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작금의 현실을 돌이켜봤을 때 날로 심각해지는 일본의 국제 정세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의식의 변화와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에 범했던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에 잘못된 점을 고쳐 나갈 때만이 가능할 일일 것이다. '아직 왜란은 끝나지 않았다'라는 작가의 말이 그런 우리들에게 새로운 동기부여와 자극을 주는 말이 되기엔 충분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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