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뉴엘 1 - 육체에 눈뜨다 에디션 D(desire) 7
엠마뉴엘 아산 지음, 문영훈 옮김 / 그책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부터였을까. 엠마뉴엘은 섹슈얼적인 이미지를 대표하는 단어 중 하나가 되었다. 엠마뉴엘이란 말을 처음 들었던 2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그 말이 지니고 있는 의미는 전혀 퇴색되지 않은 듯하다. 에로티시즘 문학의 수준을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재평가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소설 엠마뉴엘은 책 제목과 동일한 이름을 갖고 있는 태국 주재 프랑스 외교관의 부인이었던 저자의 자전적 소설이다. 출간 당시 경이로운 판매를 기록할 만큼 기존의 성 문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에로티시즘을 선보이는 소설이다. 또한, 소설 엠마뉴엘은 네덜란드 여배우 실비아 크리스텔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며 이후 속편으로도 많이 제작되기도 했다. 영화 또한 소설 못지않게 전 세계에 큰 인기를 끌기도 했었다.


소설 엠마뉴엘은 기존 에로티시즘 문학에서 보여주었던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일시에 무너뜨린다. 주인공 엠마뉴엘과 그녀의 남편 장은 개방된, 아니 초월적인 성 관념을 갖고 있다.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과 섹스를 하고 싶어 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섹스란 결코 인간의 육체적인 사랑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섹스를 통해 육체적 사랑을 초월한 정신적인 사랑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추구하는 전 방위적인 섹스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들은 모두 탈피한다. 나이, 신분, 성별 등 그 모든 것을. 따라서, 소설을 읽는 독자들로부터 달갑지 않은 시선을 받기에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 속 엠마뉴엘이 추구하는 성적 관념은 고정관념 속에 억압되어왔던 성적 무기력함을 벗어나 자유로운 성적 해방을 꿈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성은 우리 인간에게 있어 가장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그 무엇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탄생부터 21세기 현재까지 우리 인류와 늘 함께 해오고 있다. 인류와 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렇기에 무엇보다도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때론 조심스럽고 때론 무분별하기도 때론 강제적이고 때론 자유롭다. 어떤 시대적 상황과 문화가 형성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고 달라진다. 현재 우리의 성문화는 어떠한가 자문해본다. 어쩌면 소설 속 엠마뉴엘이 추구하는 성적 관념이 어느 측면에서는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결코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자칫 잘못된 판단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간과하면 안 될 것 같다. 


소설 엠마뉴엘을 읽으면서 사실 조금은 충격적이고 우리와 다른 성문화를 갖고 있는 사람이 쓴 소설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었다. 그만큼 적나라하게 성에 대한 관념을 까발리고 순수하게 들어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소설을 읽는 동안 엠마뉴엘이 추구하는 섹스라는 행위 자체가 낯설게 느껴지지도 거부감이 들지도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소설 엠마뉴엘이라 말로 인간의 성에 대해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표현한 작품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이 작품이 단순한 소설을 넘어 에로티시즘 문학을 한 단계 높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