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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목민심서 - 하
황인경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지금으로부터 약 200여
년 전 조선 후기에는 누구보다 학문을 좋아했으면 나라와 백성을 사랑했던 시대를 앞서갔던 인물이 있었다. 조선 후기 권세를 누리던 당파가 아닌
남인 출신이나 임금 정조로부터 무한한 신임을 얻고 있었으며 실학을 중시하여 백성들의 삶을 이롭게 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했던 인물이다.
바로 다산 정약용이다. 저자 황인경 작가는 이 작품을 위해 다산 정약용의 삶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추적하여 고증하는 한편 그의 정신을 본받기 위해
10여 년 동안 칩거하다시피 하여 이 작품을 탈고했다고 한다. 가히 대단한 집념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소설 목민심서>가 어느
작품보다 다산 정약용의 일대기를 장엄하고도 세심하게 그려내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 본인이 젊은 날 썼던 이 작품이 다산
정약용의 철학이나 사상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판단, 그분의 삶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지며 이렇게 완결판으로 출간하게 되었다고 하니 이 작품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닐까.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는 우리가 학창시절부터 교과서에서 배웠던 것이기에 아마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지만, 그때는 깊이 있게
그분의 철학과 사상을 이해하기보다 교과서에 실린 우리가 해야 할 역사 공부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난 작가의 <소설
목민심서>를 전에도 읽어보진 못 했다. 이렇게 완결판이 나오고서야 처음 접하게 되어 읽게 되었다. 조금은 부끄럽고 왜 이제야 읽게 된
것일까 하는 자괴감마저 살짝 들기도 했다. <소설 목민심서>를 읽으면서 든 생각은 이렇게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사람이 과거 200년
전에도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기에 급급한 이들에 의해 그분의 참뜻을 널리 펼치지 못했구나 하는 아쉬움이었다. 그것은 비단 그
당시만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고 있기에 더더욱 그러하지 않았나 싶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은
시대를 앞서가 나라의 미래를 볼 줄 아는 천재 중의 천재였다. 天下腐已久 腐爛(천하부이구 개탄). 세상이 썩은 지 오래며, 부패하다 못해 썩어
문드러졌다는 뜻의 이 말은 21세기 현 사회를 살고 있는 후손인 우리들에게 남긴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누구보다 세상을 개혁하고자 했던
그다. 나라가 망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외세의 침략 때문이 아니다. 안으로부터의 침략이 결국은 한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찬란했던 고대 로마의 멸망은 게르만족의 침략에 의해서가 아닌 로마 안의 곪아 터진 사회적, 정치적 문제로 인한 것이었다. 끊일 줄 모르는
썩어빠진 사회적 부정부패의 뿌리를 개혁하고자 했던 그분의 사상이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소설
목민심서>를 통해 정약용의 일대기를 다시 한번 알게 되고 그의 삶 속에서 지금의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똑같은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작품을 읽는 독자 개개인의 몫임에 분명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내게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소설로서 그동안 잘 몰랐던 다산 정약용의 삶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民의 한 사람으로서 國과 民을 위했던 그분의 사상을 통해 지금 현시점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다사다난 했던 한 해가 지고
새로운 한 해가 다가오는 이 시점에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은 그동안의 과오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올바른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아직 <소설 목민심서>를 접해보지 못했다면 일독하기를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