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별빛의 나날들 -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4-2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7
레이니 테일러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책을 읽으면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이 있다. 그런 소설을 처음 만난 건 프랑스의 떠오르는 신예 작가로 알려진 기욤 뮈소의 작품을 만났을 때이다. <완전한 죽음>라는 작품으로 국내에 처음 알려지게 된 이후에 <구해줘>,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종이 여자>, <천사의 부름>, <7년 후>, <내일>까지 많은 작품을 선보이며 그만의 독특하고 특별한 로맨스 세계로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이 중 <완전한 죽음>는 2008년 영화화가 되기도 했다.

레이니 테일러의 소설이 앞서 말한 '한 편의 잘 만들어진 영화' 같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천사와 악마의 사랑과 전쟁 그리고 화합과 평화를 그리고 있는 스펙터클 판타지 로맨스 소설 <연기와 뼈의 딸> 시리즈 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결코 사랑할 수 없는 영원한 적인 관계가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 드라큘라와 늑대인간 그리고 천사와 악마처럼 말이다. 그래서일까. 이 소재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끄는 것 같다.

오랫동안 이어져왔던 천사와 악마의 천상계 전쟁. 그 와중에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죽어가는 천사를 살리게 된 마드리겔(카루). 그런 그녀를 운명처럼 사랑하게 된 천사 아키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꾸는 그들의 사랑은 운명이었을까 아니면 잘못된 만남이었을까. ​사랑할 수 없는 존재를 서로 사랑해버린 대가는 서로에게 큰 상처만을 남긴다. 하지만, 사랑의 힘은 이 세상 그 어떤 것보다 위대하다고 했다. 과연 그들의 사랑이 오랫동안 이어져온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인지 기대되는 이유다.

전쟁의 적으로 만나 서로를 사랑하게 된 마드리겔과 아키바는 그들의 사랑을 키워가면서 전쟁을 종식시키고 천사와 악마의 화합과 평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꿈을 꾼다. 어떻게 무엇부터 시작해야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희망을 놓지 않는다. 운명적인 사랑은 언제나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되곤 한다. 비밀스러운 그들의 사랑은 결국 탄로가 나게 되고 천사를 사랑한 죄로 그녀의 종족에게 배신자로 낙인찍히며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희망의 불씨는 결코 꺼지지 않는 법. 그녀의 진심을 누구보다 이행하고 있던 부활의 마법사 브림스톤에 의해 그녀의 영혼은 새로운 몸, 인간의 몸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카루라는 그녀의 새로운 이름과 함께..

시리즈의 제2편인 <피와 별빛의 나날들>은 1편에서 카루와 아키바를 중심으로 베일에 싸였던 과거가 밝혀진 이후를 그리고 있다. ​마드리겔의 죽음으로 복수의 화신이 된 아키바 그는 카루가 환생한 마드리겔이라는 것을 모르고 그녀가 소중한 가족들을 죽게 만들어 버린다. 그녀의 종족 대부분과 함께..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그녀는 천사들에게 복수를 결심하고 브림스톤에 이어 새로운 부활의 마법사가 되어 사령관 티아고와 함께 그녀의 종족 키메라 군대를 이끈다. 폐허가 된 키메라 도시에서 카루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키바는 카루가 부활의 마법사가 되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피할 수 없는 전쟁, 계속되는 불행과 악연을 종식시키고자 카루와 아키바는 최후의 결단을 내리게 된다. 천사들의 왕 '조람'과 키메라의 사령관 '티아고'의 죽음만이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하지만 그 결과는 또 다른 전쟁의 시작의 발단이 되고 마는데...

<연기와 뼈의 딸> 시리즈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천상계와 지상계, 천사와 악마 그리고 인간. 서로 상관없을 것 같은 세계와 캐릭터들이 한 곳에 모여 판타스틱 한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신선하고 독특하고 재미있다. 술술 읽힌다. 페이지를 넘기며 이야기가 전개될 때마다 내 주변에서도 왠지 일어날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아니, 이미 난 소설 속에 빠져들어 카루가 되었다가 아키바가 되어 천상계와 지상계를 넘나들고 있다. 체코 프라하를 중심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하면서 말이다.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제3편 <신과 괴물의 꿈>이 너무 기다려진다. 카루와 아키바가 꿈꾸었던 천상계의 평화가 과연 찾아올지 '희망'이라는 뜻을 가진 카루의 이름처럼 레이니 테일러의 다음 작품이 빨리 출간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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