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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만 낳으면 엄마가 되는 줄 알았다 - 아이와 함께 커가는 엄마들의 성장 육아 에세이
파워 오브 맘스 지음, 구세희 옮김 / 북라이프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지금의 난 5개월 된
아들을 둔 초보 아빠다. 아내가 임신한 사실을 알았을 때가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아이가 8kg을 훌쩍 넘게 자랐다. 이른 아침 출근해 하루
종일 일하다가 퇴근하면 나를 보며 웃어주는 내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문득문득 떠오른다. '아, 내가
결혼했구나. 아빠가 되었구나'하고 말이다. 처음 아내와 함께 아이를 갖자는 얘기를 할 때만 해도 난 아빠로써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이는 먹었지만 아직도 부모님과 비교했을 때 어리게만 느껴져 그랬던 것 같다. 부모님과의 비교 자체가 말이 안되는 거겠지만 그만큼
솔직히 자신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단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말하자면 '아이만
낳으면 어떻게든 아빠가 될 거다'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아빠라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이만 낳으면 엄마, 아빠가 된다? 어불성설이다. 아마도 첫아이를 키우는 나와 같은 초보
부모라면 자신의 인내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시험하게 될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내 아이보다 이 세상에서 소중한 게
멀까.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그보다 소중한 것은 없는 듯하다. 이렇게 소중한 내 아이를 키우는 게 왜 이렇게 힘이 드는 걸까. 아이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 중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이다. 내가 아빠가 될 준비가 안 되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부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나름 많이 고민해 봤지만 정답은 없다는 게 결론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는 엄마, 아빠들끼리
서로의 얘기를 들어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 책도 이런 생각에서 출발해서 지금의 결과물이 나온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민 있는 사람은 누군가가
자신에게 해결책을 제시해주길 바라기 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원한다. 그래서 고민 상담실의 선생님들은 모두가 잘 들어주는 사람들이다.
고민을 갖고 있느 사람의 대부분은 이미 해결책을 알고 있다. 단지, 용기가 없는 것이 아닐까 한다. 용기란 나를 믿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육아에 지친 당신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는 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하지 않을까.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듣는 격려가 나를 일으키는 힘이 되리라는 사실은 이 상황에 처하지 않은 누구라도 알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부모들은 다 똑같은 경험을 하는 듯하다. 그렇기에 미국의 부모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멀리 떨어진 한국의 부모들에게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초보 아빠인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엄마들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새삼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고 아이를 돌보면서 필요한 육아 팁 등도 간간이
챙길 수 있어 좋았다. 역시 엄마, 아빠의 마음을 알아주는 건 똑같은 엄마, 아빠들 밖에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