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아이
정승구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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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불과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상상할 수 없었던 문명의 혜택을 누리고 살고 있다. IT 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발전은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그중 하나가 생명공학의 발전이 아닐까 싶다.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불로장생을 꿈꾸며 진시황제가 찾고자 했던 불로초 이야기만 보더라도 말이다. 그 후 의학, 생명공학의 발전은 결국 인간의 수명연장이라는 커다란 목적에 의해 세분화되어 발전해왔다. 과거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던 병들을 지금은 너무나 간단히 치료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과연 생명 연장이 실현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물론, 지금도 모든 병들을 다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 외딴 마을. 그곳에서 부모 없이 외할머니와 홀로 살고 있는 주인공 바우. 바우는 그동안 자신이 살고 있는 바닷가 마을이 섬마을인 줄로만 알았는데 도시와 이어진 외딴 마을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이후부터 마을 밖 세상에 대한 궁금증은 날로 커져만 간다. 군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이 의문의 마을에 어느 날 알 수 없는 총격전이 일어나고 마을은 순식간에 불바다로 변해버린다. 시간이 흘러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바우는 도시에서 성장해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대기업 회장 비서실장이 된다.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오늘을 보내고 잠든 새벽 한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그 후 알 수 없는 사건에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휘말리게 되는데.. 그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는 과정 속에서 그동안 감추어져 왔던 자신의 과거가 점점 밝혀지는데.. 과연 주인공 바우가 살아던 그 마을의 정체는 무엇이고 자신이 왜 이 사건의 중심에 서있는 것인지 깨달아 간다.

 

천재 영화감독이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해외 영화제에 무수히 초청을 받았던 <펜트하우스 코끼리>라는 작품을 연출했던 저자가 차기작으로 인류 역사 속에서 숨겨져 있던 사건을 소설의 힘을 빌려 펴냈다. 허구라는 옷을 입은 역사 속 진실이라는 측면에서 결코 가볍게 재미로만 읽히면 안 될 듯 한 소설이다. 소설은 다소 무거운 주제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지루하지 않게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초능력을 갖고 있는 아이를 둘러싼 쫓고 쫓기는 추격전도 이 소설을 영화처럼 느끼게 만든다.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과거 일본에 의해 일어난 전쟁의 역사 속에서 결코 있어서도 일어나서도 안될 사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인류를 위한 실험이라는 명목 아래 자행되었던 생체실험이 그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인간이 인간답기 위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적인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 우리 인류의 문명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륜이 아닌가 싶다. 순수한 의미를 잃어버린 목적이란 결코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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