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캠핑 1~2 세트 - 전2권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캠핑
이장희 글.그림 / 거북이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마인드 트래커>, 한국판 그래픽 노블의 선두주자로 꼽히던 작가의 이전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작가의 팬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 후 후속작으로 나오게 될 바로 이 작품 <캠핑>을 기다렸던 것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크다는 말이 있다지만 이번만큼은 그 말도 비껴간 것 같다. 두 권으로 이야기가 끝이 났다는 사실이 아쉬울 만큼 너무 재밌게 읽었다. <캠핑>을 읽는 내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와 더불어 현실보다 더 아름다웠던 그의 그림들은 그래픽 노블의 대작가임에 손색이 없겠다.
 

 

언제부터였을까. 너도 나도 산과 들과 바다가 함께 하는 멋진 캠핑장으로 떠나게 된 것이 말이다. 최근엔 고가의 캠핑장비들까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하니 캠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겠다. 캠핑이란 무엇일까. 도심 속에 회색 콘크리트 홀릭에 빠져있는 우리들을 자연으로 이끄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아닐까 싶다. '숲을 벗어나야 숲이 보이고 우주로 나가야 지구가 보인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말이다.

 

 

대기업 영업부 과장으로 소위 괜찮은 스펙에 회사에서 인정도 받으며 잘 나가고 있는 '정두리', 그 앞에 오랜 친구가 나타난다. 한때 화가였지만 등산 사고로 손가락 2개를 잃은 후 캠퍼로 변신한 '모림'​이다. 그들은 군 입대를 앞둔 젊은 시절 한가지 약속을 한다. 누구라도 목에 줄이 감긴 개가 된다면 남은 사람이 와서 풀어주기로 말이다.

 

 

 인디언들에게 전해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인간의 내면에는 언제나 두 마리 늑대가 싸우고 있다고 한다. 한 마리의 늑대는 화, 질투, 슬픔, 후회, 탐욕, 거만, 자기 동정, 죄의식, 거짓과 이기심을 갖고 있고 다른 한 마리의 늑대는 평안, 사랑, 소망, 인내심, 겸손, 동정심과 믿음을 갖고 있다. 두 마리의 늑대 중 누가 이길까. 권선징악. 결국은 착한 늑대가 이길 것이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 정답은 바로 우리가 먹이를 주는 늑대가 이긴다.

 

 

캠핑이란 자연 그대로의 자연을 만나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산은 오르는 것이 아니라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맑은 공기와 상쾌함 그리고 일상에서의 탈피가 주는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게 해주는 자연이라는 선물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 우리가 자연에 대해 가져야 할 최소한의 의무이자 책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서 캠퍼들을 보면 하나같이 LNT 운동을 실천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LNT란 Leave No Trace의 약자로 '7가지 흔적 안 남기기' 운동이다. 진정한 캠퍼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 자세부터 배워야 함을 의미하는 것 같다.

 

LNT 지침

1. 미리 충분히 준비하고 계획한다.

2. 지정된 지역만 걷고 캠핑한다.

3. 음식물이나 쓰레기는 다시 가져온다.

4. 있는 것은 그대로 보존한다.

5. 불 사용을 최소화한다.

6.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먹이를 주어서는 안된다.

7.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

 

 

 

​지금까지 캠핑이란 멋진 산속 야영장에 가서 고기 구워 먹고 같이 간 가족,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인 줄로만 알았다. 지금은? 캠핑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조금 더 경건해진 마음이다. 나를 위해 떠나는 여행임과 동시에 남을 위한 여행이라는 것을 배웠다. 캠핑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지식을 갖추지 않고 그저 고가 장비만을 사드리고 무작정 떠나는 여행은 잘못된 캠핑 문화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포함하여 캠핑을 즐기는 모두를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시간이 된 것 같다. 캠핑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나에게 '새로운 관점'으로 '캠핑이란 이런 것이다'를 알게 해준 뜻깊은 책이다. 캠핑을 떠날 계획을 세운 당신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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