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부모는 하나만 낳는다
로렌 샌들러 지음, 이주혜 옮김 / 중앙M&B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자식을 많이 낳는것이 당연시되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 시대만 하더라도 형제자매가 5~6명이나 되는 대가족이다. 그때 그시절은 자식은 곧 재산이자 노동력이었기에 대부분의 가족은 이처럼 자식을 되도록 많이 낳았다. 정부에서는 지금과는 달리 출산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을 펴기도 했다고 하니 지금의 출산률과 비교해보면 정반대의 상황이다.

오늘날의 부모에게 있어 자식을 낳는다는 것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다. 자식을 몇명 낳는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키우는냐고 문제가 되었다. 즉, 결혼 후 남은 여생을 살아가기 위한 하나의 계획이 된것이다. 아이를 낳는것이 '가족계획'이 되면서 부모들이 갖게된 고민거리가 생겼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아이 하나만 낳을 것인지, 아니면 둘 이상을 낳을 것인지 하는 문제이다. <똑똑한 부모는 하나만 낳는다>에서 저자는 이제 갓 결혼을 하고 자녀계획을 갖고 있는 신혼부부나 첫째 아이를 낳고 둘째 아이를 낳을지 고민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왜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지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책 제목처럼 아이를 하나만 낳는것이 둘 이상 낳는것보다 좋다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다.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외동아이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었음을 여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보여주고 있다. 책 서두에 소개된 것처럼 흔히 우리는 '외동아이는 혼자기 때문에 외로울 것이다', '동생이나 형(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여길 것이다'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외동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전혀 다른 대답을 한다. "혼자여서 외롭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아요. 동생아니 형(언니)도 원하지 않아요"라고 말이다.

첫째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이 둘째 아이를 고민하는 이유는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 이유는 바로 '첫째 아이를 위해서'라는 것이다. 아주 단순하게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첫째를 망치지 않기 위해 둘째를 낳아야 한다고 느끼지 않는다면 대다수 부모가 둘째를 낳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중요한것은 '아이를 위해서'가 아닌 '부모가 원해서'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이 부모도 행복하고 그 행복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아이들 또한 행복할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게 생각하게끔 만든다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아이 하나만 낳아서 키우고 있다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을 것이다. '얘기 좀 크면 둘째 가져야지', '한명은 외로워서 안돼', '무슨일 있을 줄 알고 그래. 최소 두명은 낳아야지' 등등 둘째 아이를 낳지 않으면 마치 큰 잘못을 하는 것같은 말들을 듣게 된다. 오스카 와일드는 '이기심이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도 모르게 내뱉는 이런 말들이 고민하는 부모들에겐 때론 잘못된 판단을 강요하게 만드는 경우가 될 수도 있다. '아이를 한 명 이상 낳아야 어리석어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은 여성들이 1000년 넘게 쌓아온 잘못된 생각이다'고 저자는 말한다. 남에게 좋은 부모로 보이는 것이 자신의 행복보다 우선일까? 부모가 먼저 그렇게 하지 않으면서 아이가 진정한 자아를 개발하도록 돕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부모가 둘째 아이를 낳지 않기로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제적' 이유다. 아이를 낳기전 맛벌이를 하면서 가정의 경제활동을 유지했다면 아이를 낳음과 동시에 경제적 여유가 반으로 줄게 된다. 그와 더불어 여성의 사회성은 점차 줄어들게 된다. 만약 아이를 하나 더 낳게 된다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안다. 모든 부모가 이러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다수의 부모들은 이와같은 이유로 고민하고 결정한다. 낙태나 중절 상담을 하는 여성의 대다수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들이 중절을 결심하게 되는 것도 경제적인 이유라고 한다. 직장을 잃을지도 몰라서, 대출금을 갚아야 하니까 등등의 이유로 낙태를 해서라도 가정을 지키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외동을 기르고 있다면 몇 가지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다양한 사회적 기회를 줘라. 또 가정에 안주하려는 습관을 조심해라. 거기서 벗어나야 부모도 아이도 자유로워진다. 더 큰 세계에 참여하고 아이도 참여시켜라. 교외의 고급 주택단지는 한 번 더 생각해라. 약간 느슨해져라.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아이를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배우자가 업을 때 아이를 배우자 대신 이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해봐라. 그러나 무엇보다 두려움이나 죄책감에 이끌려 양육하지 마라. 두려움이나 죄책감에 이끌려 살지도 마라. 물론 말보다 행동이 훨씬 어렵다는 것은 나도 안다. 그러나 행동으로 보여주는 본보기에는 위대한 힘이 있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살아가는 부모가 1000명의 타이거맘보다 가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그 사람을 닮은 아이를 낳는것은 이 세상 어떤 일보다 행복한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는것이 내 가정의 행복에 위기를 느끼게 한다면 좀 더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계획대로 되지 않는것이 또 사람 일이라고 하지만 이는 행복한 아이와 행복한 부모를 위한 계획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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