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vs. 알렉스 우즈
개빈 익스텐스 지음, 진영인 옮김 / 책세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영화를 좋아하는 어린 소년과 극장 영사기사의 우정을 그린 영화, '시네마천국'
보수적인 고집불통 할아버지와 이민자 몽족 소년과의 우정을 그린 영화, '그랜토리노'

두 영화 모두 많은 나이차와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사랑과 우정을 나누게 되는 따뜻한 영화들이다. 그리고 여기 또 한편의 영화와 같은 소설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과학을 좋아하고 책읽기를 즐기는 외톨이 소년 알렉스와 베트남전 참전 이후 평화를 사랑하는 휴머니스트가 된 조금은 괴짜같은 노인 피터슨의 우정을 그린 <우주 vs. 알렉스 우즈>다. 이 작품이 출간되던 2013년 작가는 영국에서 가장 핫한 사람 중 한 사람이 되었다. 현실에서 쉽게 다루지 못한 안락사에 대해서 유머와 위트가 있는 동시에 따뜻한 가슴찡한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서 독자들과 평론가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데뷔작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작가의 스토리텔링의 힘은 크다.

우주에서 떨어진 운석을 맞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것도 머리에 정통으로 말이다. 아마도 로또에 당첨되는 것보다 어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 천문학적인 학률이 일어났다. 바로 우리 주인공 알렉스에게. 남들에게 평범하게 보이지 않은 알렉스에게 이 일은 그를 더욱 비범하게 만들어버리는 계기가 된다. 이로인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게 되고 어느날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중에 우연히 낯선 집에 들어가게 된다. 그로써 괴짜 노인 피터슨을 만나게 되고 이때부터 두 사람의 짤지만 아름다운 우정의 시간이 시작된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당연히 살 권리가 있다. 그렇다면 반대로 죽을 권리도 당연히 있을까? 맘대로 죽을 권리는 없는 듯 하다. 물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말이다. 만약 내가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어떨까? 점점 죽음이 찾아오는 병에 걸렸다면 말이다. 우리의 괴짜 노인 피터슨처럼 말이다. 진행성핵상마비. 신경이 점차적으로 마비되는 희귀한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피터슨은 3년밖에 살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아름답게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알렉스로 인해 구사일생(?) 목숨을 건지게 되지만 피터슨은 기쁘지 않다.

안락사는 두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말기암 환자처럼 큰 고통을 수반하는 경우 고통을 줄이기 위해 약물을 투여하여 인위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적극적' 안락사라고 하고 환자나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치료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를 '소극적' 안락사라고 한다. '존엄사'는 뇌사 상태등으로 회복 가능성이 없을때 품위있게 죽음을 맞아하도록 생명유지 장치를 떼어내는 것을 말한다. 피터슨과 알렉스는 '존엄사'가 합법적인 스위스로 그들의 마지막이 될 아니 또 다른 시작이 될 이별여행을 떠난다. 그곳에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고 알렉스는 평소 피터슨이 좋아했던 작가 커트 보네커트의 <제5도살장>의 한구절을 낭독하며 그를 떠나보낸다. 다시 만날 날을 약속하면서..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서 웃고 울고 가슴찡했던 시간을 보낸것 같다. 한편의 영화를 본듯한 착각이 든다. 이 소설이 각본으로 각색되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 두 사람의 진심어린 우정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가슴 울리는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신예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다음엔 어떤 재미있고 따듯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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