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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 (출간 10주년 기념 특별판) - 절망을 이기는 용기를 가르쳐준 감동과 기적의 글쓰기. 개정판
에린 그루웰 지음, 김태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학창시절을 돌아보면 누구나 한번쯤 일탈을 꿈꿨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꼭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 십대가 그런 나이가 아닐까 한다. 때론 겁없이 무턱대고 저지르고 덤벼보기도 하고 때론 겁많은 여린 아이들이 되기도 한다. 난대없이 지난 학창시절의 일탈에 대해 얘기하는 이유는 일탈의 시간을 보냈던 혹은 꿈꿨던 그때 그 시절의 우리가 미래의 우리의 삶을 결정하지는 않음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그런 우리의 미래는 결고 정체된 삶이 아니다. 얼마든지 180도 변화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위대한, 자유로운 존재들이다. 다만, 우리가 변화하도록 믿음과 신뢰, 그리고 용기를 붇돗아 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한 뿐이다.
10년전,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위치한 윌슨고등학교에는 소위 문제아들을 모아놓은 학급이 따로 존재했다. 바로 203호 학생들이 그들이었다. 보호관찰 대상이거나 마약중독을 치료중인 아이, 알코올에 중독된 아이, 또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강제 전학 조치를 당한 아이들이 모인 학급이다. 이 곳에서 기적이 아닌 변화가 일어났다.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에린 그루웰 선생님과 203호 학생들이다. 이 변화는 결코 선생님 한분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선생님의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으로 아이들 스스로가 변하기 시작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선생님은 '너를 믿는다'고 했다. 지금까지 내게 아무도 그런 말을 해준 적이 없었다. 특시 선생님들은 그런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 선생님이 나에게 신경을 써준 뒤로 나도 나 자신을 돌보기 시작했다.
'이건 스스로를 엿 먹이는 거야! 이건 널 엿 먹이는 거고, 날 엿 먹이는 거고, 널 아끼는 모든 사람을 엿 먹이는 거야!' 곧이어 선생님의 불같은 질책이 쏟아졌다. 얼마나 혼이 났는지 정신이 얼떨떨할 지경이었다. 누구도 그토록 뜨겁게 나를 혼낸 사람은 없었다. 그런 식의 격려는 처음이었다.
남을 변화시키고자 한다면 나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학생들의 마음을 달래고 그들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서 선생님부터 마음가짐을 달리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교훈이 담긴 문학 책들과 함께 학생들의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을 해나감으로써 점차 지금의 불행은 나로부터 비롯되고 있음을 깨달게 되었고 내가 변화하면 나에게 행복이 찾아온다는 진리를 깨우쳐 주었다.
<프리덤 라이터스 다이어리>를 비롯 영화 <위험한 아이들>, <시스터액트2>를 보면 비슷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문제가 많은 아이들이 그들을 믿고 신뢰하고 용기를 주는 선생님으로 인해 변화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교육환경도 점차적으로 최첨단화가 되어가는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하고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무한한 신뢰감을 주고 아이들의 자존감을 지켜주는 그런 멋진 선생님 한분, 한분이 필요하지 않을까? 미국내 학교에서 에린 그루웰 선생님의 '프리덤 라이터스 교수법'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을 넘어 우리나라에도 그와 같은 교수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