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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1980년 5월 18일, 나에게 그날은 어떤 날인가. 어제처럼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잊혀져간 시간에 불과한 것인가. 그 날을 특별히 기억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나에게 다른 이보다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왜냐하면 그 날은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광기에 사로잡힌 그들에게 많은 생명이 살육되어 가던 그 시각, 광주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시에서 아이러니 하게 새 새명이 탄생하여 지금의 내가 있게 된 것이다. 그날로부터 한해, 두해를 지나 벌써 34주년을 맞이했지만 매년 5월 18일은 늘 새롭게 다가온다.
어릴적 코흘리개 소년이었던 때 생일이 되면 집 밖이 왠지 모르게 시끄러웠던 기억이 난다. 아직 그때만 해도 5.18 민주화운동의 열기가 아직 식지 않은 상태였기에 그랬을 것이다. 아직도 기억나는 일이 하나 있다. 초등학교 시절, 그때는 국민학교였던 시절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전두환을 타도하자'라는 글씨가 붉게 씌어져 있는걸 본 적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아버지께 그 말이 무슨 뜻인지를 물어봤다. 그때 아버지께서 처음 내가 태어난 날이 어떤 날이고 그 말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어린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해 주신 기억이 난다. 그 때 그 꼬마가 모든 것을 다 이해하진 못했을지언정 한가지는 뇌리에 박혔었다. 바로, '5.18은 언론에서 떠들어대던 광주 시민들의 폭동이 아닌 민주화 운동'이었으며 전두환에 의한 무자비한 살육행위 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소년이 온다>는 잊혀지지 않는, 아니 잊어서는 안될 그 날의 기억을 작가의 섬세한 문체를 통해 너무도 뜨거웠고 아팠던 우리들을 만날 수 있게 한다. 간결하지만 생생하게 묘사된 작가의 글을 통해 희생된 자들을 뒤로하고 남겨진 사람들의 고통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또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과 맞서 싸운 소년, 동호의 삶과 죽음, 그를 둘러싼 가족과 그를 아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출처 : http://booklog.kyobobook.co.kr/jslee55/1007264 >
5.18 그 날을 기억하며
몇해 전 5.18을 비롯하여 6.25 등 우리나라의 뼈아픈 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대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기사를 본적이 있다. 결과는 말이 안나올 정도로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아무리 1분 1초가 빠르게 변하는 스마트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는 하나 우리의 중요한 역사를 모를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것은 비단 대학생들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역사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고들 한다. 개개인의 역사의식의 문제라고 하기엔 가릴 수 있는 부분이 너무 큰 것 같다. 교과서 왜곡 같은 말도 안되는 지저분한 일이 일어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더욱이 이 나라를 이끌어갈 국민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 분들께서 그 일에 앞장서야 됨은 입이 닳도록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34주년을 맞이했던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의의를 다시한번 되새기고 다가오는 한국전쟁 64주년을 잊지말고 새겨보는 시간을 갖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