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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가까이 -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의 첫 사랑은 얼만큼 가까이 있습니까? 이만큼 가까이...
주인공 '나'처럼 현재의 '나' 또한 10대, 20대를 거쳐 30대에 이르렀습니다. 서른이란 나이가 주는 의미는 조금 남다른 것 같습니다. 부족한 점은 많지만 인생의 1/3을 달려왔기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치기어린 10대 시절, 젋음의 피가 끓어오르는 20대 그리고 성숙해져가는 30대. 지금 이 순간 앞서 던졌던 물음에 대해 지나온 시절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게 됩니다.
우리를 우리로 만들어주는 것
학창시절을 지내면서 친구들을 하나로 뭉쳐주는 매개체가 하나씩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주인공 '나'와 5명의 친구들을 뭉쳐주는 것은 외각의 시골마을에서 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2번버스'가 아닌가 싶어요. 2번 버스를 타고 학교를 오가며 하룻동안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친구간의 유대를 깊게 만들어주고 있으니까요. 이와 빗대어 저와 같은 겨우 학창시절 '나'와 친구들을 이어줬던 것은 작은 '농구공' 하나 였습니다. 우리는 농구공 하나로 추운 겨울밤을 땀을 흘리며 뛰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때론, 농구에 관한 이야기로 밤을 지새우며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가 진정 우리가 될 수 있게 해준 그 무언가가 그리워집니다.
첫 사랑의 두근거림 그리고 아픔
사랑은 '무엇 무엇이다'라고 정의를 내릴 수도 아니 그럴 수도 없는 신비한 '무엇'인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첫' 사랑이란 것은 새콤하면서 달콤하고 씁쓸한 맛을 갖고 있는 '무엇'인것 같습니다. 학창시절 여드름이 폭폭 올라오던 그때 그시절 첫 사랑의 추억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잊혀지지 않는 수 많은 기억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기억이란 평온한 강물위에 작은 돌맹이 하나가 던져져 잔잔하게 일렁이고 있는 첫 사랑이란 추억말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경험들이 현재의 나를 있게 한 성장과정인 것 같습니다. 주인공 '나'와 5명의 친구들이 겪었던 성장통처럼 말이죠. '아픈만큼 성숙한다' 이 말처럼 중요한 것은 우리는 모두 그 과정을 거쳐 새로운 나로 태어난다는 점일 것입니다.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로부터 미래의 나를 만나다
한 권의 책을 통해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다시 만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즐거웠던 시간, 가슴 설레었던 시간, 죽도록 아팠던 시간들을 다시한번 만나고 온 듯한 기분입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간들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나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를 어떻게 추억하게 될까 말이죠. 현재의 '나'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할 수 있지만 미래로는 하지 못합니다. 히지만, 바로 자기 자신의 미래는 예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현재의 '나'를 통해서 말이죠.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모아 하나의 결론을 내렸을때 그 결론은 바로 '현재의 삶에 충실하라' 이 단 한마디였습니다. 미래의 나를 만나는 길은 현재의 나를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