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라밸 - 행복은 내가 정한다.
김은정 지음 / 담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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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직장인들에게 일과 삶의 밸런스를 뜻하는 워라밸이 중요하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보통 직장인들의 삶은 저녁 시간을 가족과 함께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그것은 직장인들에게 사치였다. 일 잘하는 직장인의 기준은 얼마나 늦게까지 사무실을 지키며 야근을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지 세대들은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그것이 일면 타당하다고까지 생각해왔다. 그러한 고정관념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 년 전 돌풍처럼 불기 시작한 것이 워라밸이었다. 일과 삶 어느 한쪽에 치우지지 않고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52시간 근무제와 같은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이제는 워라밸은 일을 함에 있어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하지만 워라밸이 모두에게 만족감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개인이 처한 상황과 라이프 스타일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돈 없이 저녁이 있는 삶은 불가능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하는 시간에 따라 합당하게 지급받던 수당으로 부족했던 월 수익을 채웠던 이들에게는 결코 달갑지 않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생각해 본다면 워라밸은 결국 돈과 연관될 수밖에 없다. 워라밸이 추구했던 것은 그동안 삶보다는 일 즉, 돈에 치우쳤던 불균형을 균형 있게 맞추기 위함이었는데 돈 없이는 균형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결국엔 역시 돈이 문제다. 머니라밸. 어쩌면 이 말은 워라밸의 연장선일 수도 있겠다. 일이란 결국 머니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조금 달라 보인다.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는 돈을 벌기 위해서다. 돈을 버는 이유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다. 돈이 많아야만 사람답게 살 수 있냐고 묻는다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반대로 돈 없이 사람답게 살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 또한 '반드시'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만큼 돈이란 우리 삶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렇기에 우리 자신도 모르게 돈을 끊임없이 추구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잠깐. 질문을 하나 더 해보자. 만약 당신이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경제적 자유를 이루었다면 더이상 자산 증가를 위한 재테크를 멈출 수 있는가. 만약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대답했다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당신은 이 책의 저자가 추구하는 머니라밸의 삶을 이미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욕심은 끝이 없다는 게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최고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욕심이란 좋게 표현하면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열정이 된다. 그것은 우리를 변화시키는 에너지가 되고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그 열정이 도가 지나치면 탐욕으로 변하고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게 된다. 가난했던 사람이 부자가 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부를 쌓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면 그 사람의 순수했던 열정은 탐욕으로 변질된 것이다. 결국 균형이 중요하다. 부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돈이 없을 때는 10만 원, 100만 원씩 통장에 쌓이는 게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었는데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돈 걱정을 하지 않게 되면서부터는 아무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어느 부자의 얘기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원한다. 그런데 각 개인이 생각하는 경제적 자유의 기준은 다른 듯하다. 어떤 사람은 소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말 그대로 일하지 않아도 돈 걱정하지 않을 정도가 되기를 꿈꾼다. 당신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 책의 저자는 경제적 자유를 이룬 사람 중에 한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녀는 다른 이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목표했던 경제적 자유의 도착점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않고 멈춤을 선택했다. 그 대신 시간적 자유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자신을 위한, 가족을 위한 그리고 자신처럼 경제적, 시간적 자유를 원하는 이들을 위해서. 이 책의 그런 그녀의 삶의 기록이자 우리를 위한 가이드다.


본격적으로 재테크에 눈을 뜨기 시작한 40대 초반인 지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경제적 자유의 기준과 목표를 돌아보게 한다. 과연 나는 단순히 돈을 원하는 것인가 삶을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돈과 삶의 균형을 원하는 것인가. 무엇이 옳고 그르다 할 수는 없겠다. 모두가 처한 상황이 다를 테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국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어느 한쪽에 치우지지 않는 균형 있는 삶, 머니라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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