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철학 -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위한 궁극의 물음
임석민 지음 / 다산북스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평균 수명이 80이라고 했을 때 인생의 반을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반이 남은 이 시점에 과연 나는 돈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모르겠다. 솔직히 돈을 많이 벌어 소위 말하는 부자가 되고 싶은 생각은 매일 매 순간한다. 정말 로또 복권에 당첨되는 그런 기각 막힌 행운의 순간을 상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돈은 쉽게 오지 않는다. 운 좋게 쉽게 들어왔다고 해도 어느 순간 보면 허무하리만치 쉽게 빠져나가버린다. 누구나 돈을 원하지만 누구든지 돈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돈 때문에 울고 돈 때문에 웃는 삶이 반복된다. 돈이 행복의 필수 조건은 아니더라도 필요 충분조건은 된다. 돈이 있으면 사랑 없이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만 돈이 없는 사랑은 결국 파멸을 맞이하게 된다. 애써 부정하고 싶지만 돈은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한다. 돈, 돈이란 무엇일까?


경제적 자유.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원하는 게 뭐냐고 물어본다면 아마도 이렇게 대답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느 순간부터 '경제적 자유'라는 말은 많은 이들에게 로망이 되어 버렸다. 특히, 매일 정해진 시간에 똑같이 출퇴근을 반복하는 이들에게 말이다. 경제적 자유란 쉽게 말해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뜻한다. 여기서 진정한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다. 다시 말해, 이미 자유가 보장된 삶을 살고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라고 말하는 이유는 직장이라는 곳에 소속되어 정해진 틀에 박힌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직장이라는 것은 최소한의 안정된 삶을 보장해주는 훌륭한 사회적 틀이다. 우리가 일한 만큼 매월 일정한 금액의 돈을 지불하며 이 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자원이 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어떤 사람은 그것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문제는 그러한 만족스러운 삶이 언제까지나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즉, 제한된 경제적 자유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그 자유가 끝나는 시점부터는 그동안 만족하며 받았던 돈에서 일부 저축하며 모은 것으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게 그리 녹록지가 않다. 그래서 평생 돈 걱정하지 않으며 살 수 있는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원하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어 나아가 경제적 자유를 원하지만 정작 돈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돈이 갖고 있는 아이러니다. 조금만 생각해보아도 이상하다는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간단한 예로 우리가 쇼핑몰에서 물건을 하나 산다고 해보자. 단돈 5만 원짜리 물건을 사기 위해서 우리는 그 물건에 대해서 거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그 물건의 기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비롯하여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사기 위해 가격 비교를 하며 먼저 사용해본 사람들의 후기까지 꼼꼼하게 읽어본 후에 구매 결정을 한다. 다시 말해 내가 원하는 물건에 대해 잘 알기 위해서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돈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단지 로또 당첨처럼 운 좋게 일확천금의 행운이 찾아오기만을 바란다. 왜 그런 걸까. 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는 내 의사결정에 따로 바로 내 것이 되지만 돈은 그렇지 않다. 돈에 대해 잘 안다고 한들 당장 돈이 생기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대단히 큰 착각이다. 돈에 대한 성질을 모른 상태에서 과연 돈이 나를 지나쳐 갈 때 붙잡을 수 있을까?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돈이 나아게 굴러 들어오게 만들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돈을 잘 알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갖고 있는 본질 혹은 가치관을 꽤 뚫어 본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어느 정도의 관록이 있지 않고서는 돈에 먹혀버린다. 우리는 그런 사례를 종종 접하게 된다. 특히, 로또 1등에 당첨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첨금을 모두 탕진하고 전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는 얘기들 말이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나는 그렇지 않을 텐데..'하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맞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리고 1등 당첨금을 한순간 다 날려버린 그 사람들도 모두 똑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돈의 무서움을 알 수 있는 사례가 아닐까 생각된다. 쉽게 들어온 것은 쉽게 나간다. 영원한 진리다.


재미있는 점은 앞서 얘기한 것들은 사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주인이 아닌 노예로 살아가면서 모를 리가 없다. 아니, 모를 수가 없다. 단지 내가 돈의 노예라고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나만은 돈에 얽매여 살아가는 노예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럴수록 더 깊이 빠져 있는 돈의 노예일 확률이 높다. 더 이상 노예로서의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최소한의 노력이 바로 돈을 아는 것이며 돈을 안다는 것은 곳 나를 안다는 것이다. 이것이 돈의 철학이며 우리가 그토록 얻고자 하는 돈에 대한 깨달음은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