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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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잘 알려지지 않은 소도시 우한에서 시작된 전염병이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그리고 그 공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당분간은 지속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서방의 여러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때아닌 가족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고 슬픔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코로나19.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바이러스의 이름이다. 몇 해 전 발병했던 사스나 메르스와는 차원이 다른 그야말로 신종 바이러스다. 현재 아직 그것을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은 개발이 되지 않은 상태다. 지금은 사스나 메르스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을 격리하고 치료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공포에서 완전하지는 않다.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죽음의 공포에만 몰아넣은 것은 아니었다. 경제를 비롯해 거진 사회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 세계 증시는 폭락을 거듭했고 기업과 산업은 무너지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도 현재는 조금 회복되어 가는 듯 보여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런 상황이 언제쯤 끝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불안과 공포는 줄어들지 않고 계속 확산되고 있다.


그런데 무려 40여 년 전에 코로나19를 예언했던 소설이 있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이번 사태가 아니었으면 평생 들어보지도 못했을 중국의 소도시 우한. 소설에서는 바로 그 도시와 그곳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물론 소설이기에 사실이 아닌 허구일 수밖에 없겠지만 실로 놀라울 수밖에 없다. 아니 섬뜩하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020년 미래의 모습을 보고 와서 그것을 소설을 소재로 삼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허무맹랑할지 모르겠지만 소설의 마지막 작가 후기를 읽다 보면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마디로 딘 쿤츠라는 작가는 작가로서 지녀야 할 최고의 무기인 '무한한 상상력'을 갖춘 작가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소설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본다면 이렇다. 주인공 티나는 1년 전 어린 아들 대니를 세상에 떠나보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계속 죽은 대니의 환영을 보기 시작한다. 집에서, 직장에서 그리고 꿈속에서까지. 이를 이상하게 여긴 티나는 일하면서 알게 된 엘리엇과 함께 대니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 와중에 알 수 없는 조직의 습격을 받게 되고 간신히 죽음을 면하게 된다. 두 사람은 대니의 죽음에 커다란 음모가 있음을 알게 되고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러던 와중에 티나는 대니가 죽지 않고 살아 있음을 알게 되고 그동안 이해되지 않던 모든 일이 대니가 도와달라고 보냈던 신호임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티나와 엘리엇은 죽음을 무릅쓰고 조직에 맞서 싸우며 살아있는 대니를 구출하기 위해 아이가 죽음을 맞이했던 시에라 산으로 떠난다.


이 소설은 작가가 '리 니콜스'라는 필명으로 썼던 초창기 작품 중 하나라고 한다. 이번에 코로나19로 뜨거워진 관심에 새롭게 출간을 하면서 약간의 수정을 했을 뿐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실 작가의 최근 작품들과는 확연히 스타일이 다르다. 사건 전개의 디테일함과 인물들의 배경에 얽힌 스토리의 개연성이 살짝 부족한 느낌이랄까. 결말도 조금은 아쉬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작가 본인도 지금의 스타일로 다 뜯어고쳐 새롭게 쓰고 싶었다고 하니 나 혼자만의 아쉬움은 아닌듯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역시 재미있는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스티븐 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의 대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다. 450 페이지 가량 되는 두꺼운 소설책을 읽는데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다. 비교적 책을 천천히 늦게 읽는 편인데도 말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가 언제쯤 나올까 하는 궁금증도 한몫 거들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페이지터너가 확실하다. 이번 기회에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을 잠시나마 재미있는 소설로 분위기를 전환시켜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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