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는 눈 - 가짜 뉴스를 선별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구본권 지음 / 풀빛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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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루 동안 가장 많이 접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뉴스다. 오늘날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로 접하기도 한다. 그만큼 불특정 다수의 미디어 채널에 의해 수많은 뉴스를 접한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1등 공신은 누구나 짐작하듯이 스마트폰이다. 이제 스마트폰은 현대인에 필수품이 되어버리진 오래다. 쉽고 빠르게 다양하고 새로운 뉴스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시시각각 변하는 현대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러한 장점이 도리어 역효과를 낳는 기이한 상황을 낳고 있다. 즉,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가짜 뉴스'로 인한 폐해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짜 뉴스'를 식별하고 뉴스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자질이 필요한 이유다.


뉴스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우선은 언론이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언론이란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말이나 글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알리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흔히 언론을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각종 뉴스들이 일어난 일을 있는 그대로의 전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이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기는 하지만 세상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은 아니다. 즉, 다시 말해 언론은 뉴스를 만들어 전달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똑같은 사건을 두고 여러 언론사의 뉴스의 시각이 조금씩 다른 것이 한 예다.


언론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영향력이 실로 엄청나다. 민주주의가 자리 잡지 못한 후진국에서는 때때로 군인들의 반란으로 문민정부를 향한 쿠데타가 일어나곤 한다. 한국 현대사에도 그러한 과도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1961년 5월 16일, 1979년 12월 12일 박정희와 전두환에 의한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이들이 쿠데타를 일으키며 정권을 잡은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방송과 신문 즉, 언론을 장악한 일이다. 언론사는 국가 권력 기관도 아닌데 도대체 왜 군사 정권은 서둘러 언론부터 장악한 것일까. 그 이유는 사람들의 생각을 통제하기 위해서다.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지 못하게 함과 동시에 자신들의 의사만 일방적으로, 강제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고 귀를 닫게 만들기 위함이다. 5.18 광주 민주화 항쟁 당시 독일 외신 기자의 용감한 보도가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그들을 여태껏 폭도로 알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세상에 벌어지는 일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달라고만 외칠 것이 아니라 그에 합당한 권한과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오늘날의 언론을 보면 대놓고 편파적인 보도를 일삼는 언론사의 뉴스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누가 봐도 팩트가 아님을 알 수 있는데도 왜 그런 허무맹랑한 보도를 하는 걸까. 그것도 신문 전면에 대서특필로 눈에 띄게.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는 비상식적인 행동이다. 문제는 오보에 대한 사과와 정정 기사는 아주 작게 눈에 잘 띄지 않게 싣는다. 하지만 오보에 대한 정정기사도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것이 아닌 대충 얼버무리는 식이다.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극명하게 알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정확하고 품질 높은 보도로 정평이 난,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권위지다. 그런 언론사도 오보와 실수를 저지른다. 2003년 <뉴욕타임스>는 제이슨 블레어 기자가 써온 기사 상당수가 조작 보도라는 게 밝혀져 크게 문제가 되었다. 이후 사건 관련자에 대한 문책과 사과가 뒤따랐지만 다른 언론사들과 다르게 조금 특별했다. <뉴욕타임스>는 2003년 5월 11일 신문 1면 머리기사로 이러한 사실을 크게 보도 한 것이다. 오보나 잘못된 기사라고 해서 맘대로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고 잘못된 것을 그대로 드러내놓고 바로잡을 것을 수정하고 알리는 방식이다. 더욱이 해당 기사를 보여주기 식으로 잠깐 보도하고 끝낸 것이 아니라 보도 당시 그대로 현재까지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에서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들의 과오를 감추거나 축소 또는 은폐하지 않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적극적으로 밝히고 영구 보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표현에 걸맞은 언론이 참된 모습이 아닐까.


대한민국 언론의 문제점이 하루아침에 환골탈퇴될 일은 없다. 그래서 우리에겐 뉴스를 제대로 볼 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 뉴스 안에서 팩트를 구분해 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즉, 언론에 실린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만 가짜 뉴스가 판치는 오늘날의 뉴스 홍수에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팩트 뉴스를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은 각종 정부 부처와 여려 기관을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 언론이 더욱 공정하고 팩트를 기반으로 한 뉴스를 보도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언론을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 그 첫걸음이 바로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추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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