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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치 - 마음을 훔치는 기술
바네사 반 에드워즈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주위를 가만히 둘러보면 유독 많은 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사람들이 있다. 언제 어디서나 그들의 주위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사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들 주변엔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말주변이 없는 사람들이 보기엔 마치 마법을 부린 것 같아 보인다. 정말 사람들의 마음이라도 훔친 것일까.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고들 흔히 말한다. 그 말이 무색하게 요즘 시대는 1인 가구가 대세인 그런 시대다. 그렇지만 혼삶을 즐기는 그들에게도 인간관계는 중요하다. 아마도 그들이 1인 가구 세대로서 살아갈 수 있는 버팀목이 바로 그들이 갖고 있는 인간관계는 아닐까 생각된다.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없이도 당당할 수 있는 이유. 어쩌면 혼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그가 알고 그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그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해리 트루먼. 세계를 지배하는 미합중국의 33번째 대통령인 그가 사실은 수줍음이 많았다고 한다면 과연 믿을 수 있을까. 수줍은 많던 꼬마 해리가 어떻게 당당히 미국을 대표하는 자리에 설 수 있었을까. 그는 오바마처럼 달변의 연설가도 아니었고 트럼프처럼 강단이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한마디로 대통령이란 자리에 부합하는 매력남은 아니었다. 그런 그가 경쟁자인 당시 부통령이었던 헨리 A. 월리스를 제치고 부통령 후보 지명에서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에겐 다른 사람이 갖지 못했던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기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숨이 턱 막혀오는 전당대회 회의장으로부터 의원들을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조용한 방으로 불러내 대화를 시도했다. 또한, 회의장 복도 끝에서 지나가는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상대 후보는 연단에서 목이 터져라 연설을 할 때 트루먼은 이렇게 다른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결과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트루먼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이 책의 저자인 바네사 반 에드워즈는 수줍은 많던 꼬마 해리와 비슷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체육시간은 어떻게든 피하려고 노력했고 학교 댄스파티에선 남들 모르게 화장실에 숨었고 반 아이들 앞에 나서서 발표라도 할라치면 아무 말도 못한 채 식은땀만 뻘뻘 흘리던 그런 소녀였다. 그런 그녀가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대인관계 기술을 터득했다. 스스로를 '인간행동 탐구가'라고 소개하는 유명인사가 되었다. 이 책은 그녀가 알고 있는 대인관계의 모든 것을 담은 유일한 책이다.
그녀가 운영하는 블로그인 scienceofpeople.com은 '인간행동 탐구가'로써 그녀가 이뤄온 발자취가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는 곳이다. 이 책은 그 블로그의 종이책 버전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그녀의 블로그와 반드시 함께 보아야 한다. 글만으로는 알쏭달쏭 한 것들이 블로그에 있는 영상과 사진으로 시야가 넓어지고 깨닫게 된다고 해야 될까. 그런 느낌이다.
그런 면에서 조금 아쉬운 점도 있다. 독자들의 빠른 이해와 편의를 위해 QR코드와 같은 태그가 삽입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인터넷 환경에 익숙지 않은 독자라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불어 이 책의 원제가 'Captivate'인데 반해 번역본은 'Catchy'가 되었는데 원제목을 그대로 따라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 이유는 단어의 뜻에서도 확연히 의미가 다름을 느꼈기 때문이다. 'Catchy'의 사전적 의미는 '기억하기 쉬운'이지만 'Captivate'는 '~마음을 사로잡다', '매혹하다'라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점은 원제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과 사람이 인연을 맺는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생각해보라. 인생의 1/3을 만난 적도 없는 두 사람이 한낱 한시에 서로 대화를 하고 있다는 건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 같은 일이 아닐까. 그 기적 같은 시간을 헛되어 흘려보낸다면 인생의 소중한 기회를 안타깝게 놓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의 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줄 수 있는 인연을 만드는 계기는 나의 말 한마디, 내 몸짓 하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을 대하는 게 두렵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강력히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