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미스 국부론 - 번영과 상생의 경제학 리더스 클래식
이근식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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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로 돌아가자'라는 신자유주의 구호가 시작된 이래 근 40년이 되어간다. 반세기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화두는 변함없다. 그것은 어쩌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절대불변의 법칙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인간에게 잘 먹고 잘 사는 것만큼 더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좀 더 전문화하여 말해본다면 바로 '경제'다. 한 나라의 경제는 그 나라에 속한 대다수의 국민들의 실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 즉, 나라의 경제 상황에 따라 우리가 의식주 걱정 없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치가 결정된다. 


우리에게는 잊지 못할 경제 침체기가 있었다. 한순간 대한민국의 경제를 초토화 시켜버린 1998년 IMF와 전 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은 2008년 미국 발 금융 위기가 그것이다. 1970년 보릿고개를 넘나드는 그 시절 '잘 살아보세' 노래를 들으며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 성장을 이룩해낸 뚝심이 있는 우리였지만 그때는 정말 무기력했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먹이 대신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같았다. 하지만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과거의 영광스러운 경제 회복은 아닐지언정 다시금 일어나 현재에 이르렀다.


우리가 다시 어느 정도 경제 회복을 이룩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앞서 언급했던 신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자유시장 경제의 활성화 덕분일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옳은 말도 아니다. 왜 그럴까. 우리가 지금 이 순간 경제학의 고전 중의 고전인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어야 할 이유다.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 <국부론>은 그가 생전에 남긴 단 두 권의 저서 중 한 권이다. 나머지 저서는 <국부론>이전에 출간된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이다. 지식인으로서의 그의 삶은 이 두 권의 저서의 발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759년 <도덕감정론>이 출판된 이후 그는 대학자로써 이름을 알리게 되었으며 이후 죽기 바로 전 해인 1789년에 출판된 <국부론>으로 또 한번 명성을 떨쳤다. 그의 저서는 사후 많은 학자들에게 영향을 끼쳤음은 물론이거니와 오늘날까지도 많은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를 통해 주장한 경제적 자유주의는 19세기 유럽의 시대정신이었다. 자유방임 경제정책이야말로 경제발전의 옳은 방향이라고 그 당시 지식인들은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것은 비단 19세기뿐만 아니라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신자유주의로 다시 부활하여 오늘날까지도 전 세계를 신자유주의 열풍으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해두어야 할 점이 한가지 있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언급한 경제적 자유주의는 한계점을 갖고 있었다.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펴냈을 당시 18세기 후반은 산업혁명 이전으로 상업자본주의에서 산업자본주의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다.  그 이후 세계는 산업자본주의를 거쳐 독점자본주의, 수정자본주의 그리고 신자유주의에 이르렀다. 오늘날의 신자유주의는 경제적 자유방임주의를 표방하며 시장의 자유와 규제의 완화를 외치며 국가권력의 시장 개입은 경제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악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자유방임 경제는 경쟁 시장의 효율성과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에 불황과 실업, 빈부격차 확대, 시장 개방에 따른 국가 간의 갈등을 초래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즉, <국부론>은 경제를 발전시키는 자본주의의 밝은 면인 시장의 성공만 보고 시장의 실패라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은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국부론>을 통해 깨달을 수 있는 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오늘날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동전의 양면성을 가진 신자유주의에 맞서 효율적인 시장경제를 확립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명한 복지 국가가 바로 그것이다. 현명한 복지국가란 '신자유주의자들의 비판을 수용하여 시장의 실패만이 아니라 정부의 실패에도 충분히 대처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세계경제 환경의 변화에도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복지국가'를 말한다.


이와 같은 복지국가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공정한 법질서 확립과 불합리한 정부 규제 철폐다. 공정한 법의 실행은 국가 권력이나 강자로부터 개인의 사유재산이 침해되는 것을 방지한다. 불합리한 정부 규제 철폐는 대기업의 독과점, 가격규제, 수출입 제한과 같은 자유 시장경제 활동을 방해하는 규제를 무력화시킨다. 이로써 효율적인 자유 경쟁 시장이 형성된다. 이는 곧 신자유주의의 병폐를 최소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참 많은 것을 깨닫게 된 듯하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그저 교과서에 나오거나 사회 초년생에게 추천하는 고전 중 하나에 불과했던 것 같다. 다시 말해 지금껏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거다. 자본주의가 무엇이고 신자유주의가 무엇인지 새삼 알게 되었고 우리가 그토록 간절히 원하는 경제 발전 모색을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도 알게 되었다. 책의 모든 내용을 이해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는 분명히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좋은 정치는 경제발전의 필수 조건이다. 

기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경제이지만, 현실적으로 결정적인 것은 정치이다.

21세기 현재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경제 위기 속에서 아시아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점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우리가 그렇게 목이 터져라 외쳐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뀌지 않는 한가지 말이다. 만약 가능하다면 이 책을 현 우리 정치인들에게 가장 먼저 읽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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