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는 순간 - 지금 내 삶에 필요한건 약간의 광기뿐

나를 사는 순간
안드레아스 알트만 지음, 전은경 옮김 / 책세상 / 2018년 6월

인생이란 참으로 묘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희로애락이 매 순간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게 바로 우리네 삶이라는 생각도 든다. 생각해보자. 만약 우리 삶에 희로애락이 빠진 무미건조한 삶밖에 없다면 어떨까. 어떤 이들은 차라리 그게 낫다고 할지 모르겠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테러와 이유를 알 수 없는 폭력과 살인 등 인간들의 광기를 볼 때면 말이다. 어느 정도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삶을 원치 않는 이유는 절망 속에서도 솟아오르는 희망과 따뜻한 온기가 존재기 때문이며 우리 삶을 아름답게 비추는 작은 불씨가 되어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인간이란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보려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일까. 주위를 잘 둘러보지 못할 때가 많다. 때론 자기 자신조차도. 그렇기에 가끔은 나의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그것을 실현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책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기도 한다. 늘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그것은 삶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게 해주며 깨달음을 준다.

이 책의 작가인 안드레아스 알트만은 그야말로 최악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와 기독학교의 교사들로부터 자행된 폭력은 그를 절망의 나락으로 빠트리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그는 일어섰다. 말 그대로 어린 시절의 삶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것을 가능케 했던 것은 현재 그가 하고 일, 글쓰기다. 그는 독일에서 유명한 작가 중 한 명이다.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가 되었다. 그는 작가로, 기자로, 여행자로 전 세계를 여행하며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을 자신만의 글쓰기로 표현한다. 그의 글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 이유가 멀까.

그의 글에는 거침이 없다. 꾸밈이 없이 날 것 그대로다. 세계의 반대편으로 날아가 그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참상을 보고서도 망설임이 없다. 또 한편으론 일본의 성문화를 체험하면서도 그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모순과 아이러니함이 공존하는 그곳에서 보통의 우리라면 발견하지 못했을 삶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것은 독자들의 가슴에 크고 작은 울림을 전달한다.

그가 말하는 진짜 인생이란 약간의 광기가 어려있는 삶의 모습이다. 평범하고 무료한 삶을 뒤바꿔 줄 작은 불씨 말이다. 보잘것없던 오늘에서 활기 넘치는 인생으로 역전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단 하루라도 '진짜 나'로 산 적이 있는지 자신에게 되물어보자. 한치의 망설임 없이 '예스'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삶을 불태울 연료가 부족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