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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24시간 살아보기 - 2000년 전 로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생활 밀착형 문화사 ㅣ 고대 문명에서 24시간 살아보기
필립 마티작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고대 역사서 중에서 유독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것이 있다. 바로 로마의 역사다. 로마가 탄생하고 번성한지 약 2000년이 지난 요즘도 로마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로마인의 삶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고대 로마 역사의 유물이 보존되어 있는 이탈리아에 관광객의 발걸음이 오늘날까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탈리아 로마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눈앞에 보이는 콜로세움의 장엄함이란 마치 눈앞에 2000년 전의 로마가 살아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직접 가서 보지 않고서는 그것이 주는 흥분과 감동을 느낄 수 없다.
로마 이야기에 흠뻑 빠지게 된 계기는 많은 이들이 그러겠지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가 한몫했다. 일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국내에서도 그 못지않게 많은 인기를 얻은 논픽션 역사서다. 첫 책이 출간된 지 올해로 23년째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이들이 애독한다. 몇 해 전 작가인 시오노 나나미의 지식인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망언이 있음에도 말이다. 작가의 망발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인생 역작인 <로마인 이야기>는 읽어본 사람이라면 로마에 빠지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로마의 역사부터 문화, 로마인의 삶 그리고 지금의 로마까지 전부, 로마에 관한 모든 것에 한순간 빠져버리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서 아마 이 책이 출간은 나 같은 로마 홀릭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고대 로마인의 삶을 현재 우리 삶의 시간으로 24등분 하여 속속들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로마에 관한 책을 읽으면서 로마 문화와 역사의 큰 그림을 스케치했다면 이 책은 그 안으로 들어가 마치 로마인이 되어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심지어 시시콜콜한 농담까지도 엿들을 수 있다.
이 책에는 아기를 돌보는 엄마의 모습, 길바닥 학교 수업을 땡땡이치고 싶어 하는 학생, 남자친구에게 이별선언하는 소녀, 영업준비에 한창인 목욕탕 주인 등 오늘날에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뿐 아니라 로마인 특유의 의복인 토가를 입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상원 의원이나 많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 불꽃 튀는 결투를 펼치는 검투사 등 오롯이 로마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까지 한데 어우러져 있다. 그야말로 평범한 로마인의 하루의 모습이다. 이렇게 로마인의 하루를 보고 있자니 고대 로마인의 삶이 우리와 너무나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다. 2000년 전의 로마는 다른 어떤 도시보다 문명화되어 있었고 그것은 후세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쳤다.
서기 137년경 로마는 그야말로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제국이자 위대한 도시였다. 하지만 이 책에서 우리가 만난 로마인들은 그 같은 영광에 환호하기보다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에 급급했다. 사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정작 중요한 것은 제국 안에 도시 안에 살고 있는 내 삶이다. 그래서 이 책에 실린 서도 다른 로마인의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낯설지가 않다. 역시 로마 이야기는 그 끝을 알 수가 없는 듯하다.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고 빠져들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