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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아이가 나를 미치게 한다 - 첫 반항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카차 자이데.다니엘라 그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날개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부모라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 그 순간을 절대 못 잊을 것이다.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도 그때를 떠 올리면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이가 말을 안 듣기 시작하면 기적 같았던 그 순간도 언제 그랬냐 싶게 사랑스러운 내 아이를 무섭게 다그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어쩜 이렇게 말을 안 들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부모의 화를 돋운다. 하지만 곧 아이에게 화를 내고 혼낸 것을 바로 후회한다. 그게 바로 아이들을 키우는 우리 부모들의 모습이다.
아이를 혼내고 후회하는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꼭 이래야만 하는 걸까?'하는 의문점이 생긴다. 맞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화가 나는 이유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부모에게 반항하는 이유를 제대로 알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기분 나쁠 일이 없다. 그렇다며 과연 어떻게 해야 될까. 2~5살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아직은 무리다. 즉, 부모가 반항기 있는 아이의 마음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하겠다. 아이가 부모의 말을 듣지 않고 왜 화를 내고 떼쓰는지, 아이가 하는 '싫어'라는 말에 담긴 진심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하겠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아이가 나를 미치게 한다'. 제목부터 내 눈을 끓어당겨 읽어보고 싶게 만든 책이다. 2~5살 말 안 듣기 시작하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내 이야기라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맞다. 지금의 내 심정도 그렇다. 이른 아침 출근하려다 누워있는 아이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발길이 멈춰지고, 일하다가도 사랑스러운 아이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리지만 말이다.
이 책은 기존의 육아 전문가가 쓴 책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인 카차와 다니엘라는 육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엄마다. 반항기 아이를 키우고 있는 두 엄마의 경험담과 더불어 블로그를 통해 만난 여러 부모들의 경험담이 담겨 있다. 그동안 우리가 접해본 이론적인 육아 책이 아니다. 다른 육아 책에서 찾아보기 힘든 현실적인 조언이 담겨있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똑같이 경험한 수많은 부모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고 그에 따른 올바른 대처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아이가 화를 내는 이유 그리고 부모가 화를 내는 이유는 다르지 않다. 결국 자신의 의지가 상대방에게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성인이라면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할 줄 알지만 아이는 그렇지 못하다. 때로는 간혹 반대로 말하거나 무조건적인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 이유는 아직 아이의 뇌가 정서적으로 인지적으로 발달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모른 채 부모가 아이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행동한다면 서로에게 화가 날 뿐이다. 부모는 부모가 원하는 데로 가 아닌 아이가 원하는 데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때 비로소 부모와 아이 사이에 협력이 생성된다.
부모와 아이 사이의 협력이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협력이 아님을 명심해야겠다. 부모가 바라는 아이의 협력은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아이가 아니다. 아이 스스로 하도록 자율성을 키워주는 것이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시간을 주고 아이의 언행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준다면 아이의 자존감이 높이진다. 더불어 부모에 대한 신뢰가 쌓이게 된다. 서로에 대한 신뢰는 곧 행복한 가정의 지름길이 된다.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라는 말이 있다. 사랑스러운 내 아이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다. 어떻게 해도 울고 떼쓰는 아이를 달랠 수가 없다. 그럴 땐 정말 미쳐버릴 것만 같다. 그럴 때마다 조금 떨어져서 그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자. 그러면 화가 나던 마음도 어느새 진정이 되고 아이가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건 쉽지만 현실을 어렵다는 것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울고 떼쓰는 아이를 달래고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은 누구도 아닌 부모인 나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