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스 키스 2 - 완결
요시다 아키미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어긋난 시선처럼 가슴아픈 사랑은 없다. 한 남자와 여자가 있고 둘은 사랑한다. 그를 바라보는 남자가 있고 그 남자를 바라보는 또다른 남자가 있다. 여자를 바라보는 여자가 있고 그 여자를 바라보는 또다른 여자가 있다. 마주보고 있는 두 사람은 그들을 쳐다보는 시선을 알 수 없지만 그 둘을 쳐다보는 시선들은 다 어긋나 있다. 여섯 명의 남자와 여자는 이렇게 엇갈린 사랑을 한다.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 상대를 사랑이 담긴 시선으로 쳐다보는 동시에 그(녀) 자신도 누군가를 바라봐 주지 않는 대상이 된다. 요시다 아키미의 '러버스 키스'는 이런 어긋난 시선으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들은 어긋난 사랑에 그다지 크게 슬퍼하지 않는다. 비록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보고 있지만 자신의 시선 끝에 그 사람이 있다는 것에 행복해 하고 자신의 사랑을, 상대의 사랑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전작 '바나나 피쉬'와 '야차'에서 보여준 영화 같은 스케일과 비현실적인 영웅과는 달리 요시다 아키미는 '러버스 키스'에서 성장하는 젊음의 감정을 섬세하고 날카롭게 그리고 있다. 맹목적으로 자신의 감정에 몰입할 수 있는 젊음, 현실을 재지 않고, 주변을 계산하지 않는 그 감정은 또한 자기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그 힘은 시간이 흐를수록 다져지고 견고해져서 한 사람의 강한 성인을 만드는 데 든든한 토대가 된다. 그리하여 세상과 사람과 감정에 온몸으로 이리저리 부딪쳤던 그때의 자신을 따뜻한 시선으로 돌아다볼 수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에 이런 대목이 있다. "젊음이란 그런 거야. 젊음은 몸이 얼마나 버텨낼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의 한계를 설정하지. 하지만 몸은 언제나 버텨 내."  

'러버스 키스'의 여섯 명의 젊음은 그들의 힘든 사랑을 훌륭하게 버텨 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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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im 2004-06-08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등장 인물 모두가.. 참 예쁘죠. ^^

superfrog 2004-06-08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정신없이 봤다가 다시 보니 또다른 재미가 있더군요.. 님 말씀대로 때묻을까 조심조심..^^

nrim 2004-06-08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공사는 정말이지 책 표지 정책을 바꾸어야 해요... 이쁘고 느낌이 좋긴 하지만 보기에 불편하니 특히 여름에는 더욱더 조심을.. 에휴.. 빨리 비닐 씌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