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재 산문집
이문재 지음, 강운구 사진 / 호미 / 2006년 11월
구판절판


'조금 더 느리게, 조금 더 단순하게'를 삶의 지표로 삼고 있지만, 거대 도시에서 살아가는 월급쟁이에게는 이루기 힘든 꿈이 아닐 수 없다. 독서가 중요한 까닭은 책을 통해 새로운 세계와 새로운 사유를 만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다른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다른 일'은 우리가 그 일의 주인이 아닐 때가 많다. 나 자신을 위한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녹차를 달여 마시는 것도 그렇다. 물이 끓기를 기다리는 동안, 녹차가 우러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이 도시 문명이 요구하는 잡다한 업무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걷기가 그런 것처럼, 휴대 전화 전원을 꺼 놓는 것이 그런 것처럼, 녹차 마시기는 자발적 망명이다.

-마지막 장, 녹차 마시기 中에서 -2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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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04 15: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perfrog 2007-03-04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저는 두번째 읽는 건 아니고요^^;; 읽는 사이 중간에 끼어든 책들이 있어서
이제 다시 붙잡고 읽으려고요. 녹차는, 이문재씨가 삶의 지표로 여기는 '느림'에 대한 오브제라고나 할까요.. (녹)차, 자전거, 만년필, 부채, 도보여행.. 이런 것들과 연장선상에 있는 거죠. 마지막 장의 저 단락이 책 전체를 아우르는 거라 생각되어 밑줄 그었어요. 비가 꽤 오네요. 하하, 저도 방금 뜨겁게 목욕을..^^

2007-04-03 0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4-03 18: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4-04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uperfrog 2007-04-04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예. 속삭님, 잘 받았어요. 무료문자 잘 들어와요.ㅎㅎㅎ
넵, 알겠습니다. 열심히 해보도록 하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