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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촌에 모인 무림 고수들, 그 장풍과 허풍. 소림축구보다 CG와 액션은 늘고 유머는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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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 / 민음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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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 소설<데미안> 중

인간 실격의 주인공 요조는 거절도 못하는, 인간과 상처를 두려워하는, 죄의식 속에서 살아가는, 여리고 나약한 인간이다. 요조의 세계와 세상은 대립할 수 밖에 없다. 세상에 살기 위해선 요조는 자신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하지만 요조에게는 보통 인간처럼 '서로 속이면서 게다가 이상하게도 전혀 상처를 입지도 않고,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정말이지 산뜻하고 깨끗하고 밝고 명랑한 불신'의 능력, 자신의 세계를 깨트릴 능력, 자신과 세상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결핍되어 있다. 

요조가 없는 능력은 세상을 사는 능력이다. 그것이 결핍된 요조는 세상에서 (정신 병원에) 격리되거나 사라질(죽음) 수 밖에 없다. 즉, 인간 실격이다.

하지만 슬픈 것은 이 인간 실격자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눈치 빠르고...... 술만 마시지 않는다면, 아니 마셔도....... 하느님같이 착한 아이"(이 마지막 문장에서 조금 가슴이 저몄다)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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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dts] - 한정판
장이모 감독, 금성무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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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줄거리는 단순하다. 비도문이라는 반란 조직의 두목을 잡기위해 관리 진(금성무)과 레오(유덕화)가 비도문 두목의 딸  메이(장쯔이)를 이용하여 비도문의 은시처로 잠입하는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은 화려한 영상과 액션씬과 함께 순조롭게 진행된다.
단순한 스토리 라인을 봐도 알겠지만 이 영화의 첫째 재미는 스토리보다 영상미다. 형형색색으로 치장된 세트, 분장, 배경과 역동적이고 호쾌한 무술씬이 잘 어울어져 회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연인의 액션은 와호장룡처럼 우아하고 섬세한 액션과 다르게 (CG를 이용한) 역동적이고 (칼과 칼이 챙챙 맞부딪히는) 힘이 넘치는데, 매트릭스를 중국 무협 장르에 옮겨놓은 듯 한 인상을 받았다. 말하자면, 총알 대신 칼과 화살이 바람을 가르고 미래적인 한 인물들 대신 사극 복장을 한 인물들이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적으로 헐리우드의 액션 영화를 닮아있는 것은 아니다. 무협 영화 특유의 현란하고 품위있는 동작 위에 CG 효과가 양념처럼 처져있는 것이다.

이처럼 시종일관 자랑이라도 하듯 단풍이 물든 산야, 대나무숲, 들꽃 핀 들판 등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다양한 무기와 동작을 보여주는, 너무나도 화려한 영상에 압도당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스토리는 그렇지 못하다. 마치 감독이 우쭐되며 이제부터 놀랄 준비 하라는 듯 갑작스런 반전과 더불어 이야기가 터무니없는 쪽으로  흐르는데, 엔딩씬에 가서 급기야 감독은 이제 자연의 모든 아름다움을 보여주었고 남은 것은 순백의 설원 장면 밖이라고 생각했는지, 단풍 진 산야가 갑자기 폭설 속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나는 최대한 과학적인 검열을 하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갑작스럽게 세상이 새하얗게 변하는 것에 적응할 수 없었다. 두 주인공이 단풍 물든 가을을 지나 폭설치는 겨울까지 며칠을 걸려 싸우고 있구나, 착각할 정도였다(이 착각이 더 낫다 생각할 정도였다).
이러한 마지막 부분은 (감독이 의도로는 비장미 넘치는 장면 연출이었는지 몰라도) 중간중간의 유머스런 장면과 반전보다도 더 웃기고 더 반전같다.

영화는 매우 동양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점은 동양의 담백한 여백의 미와 정취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지나치게 빽빽한 영화로 보이게 했다. 전작 영웅처럼 영상미에 집착한 나머지 너무 노골적으로 들이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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