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도이론 대우학술총서 구간 - 사회과학(논저) 102
송현호 / 민음사 / 1998년 7월
절판


신고전파 국가이론의 가장 큰 결함은 합리적 자리 추구가 제도 변화를 일으키는 집단 행동을 조직하는데, 내재적인 무임승차 문제를 극복하는 방식을 충분하게 설명하지 못 하는 점에 있다. 그 가정에서는 개인 행동은 순편익에 지배받는다. 이것은 국가가 안정성을 가질 것임을 뜻한다. 왜냐하면 막강한 국가 권력에 대항하는 개인은 엄청난 비용을 치루어야 하는 반면에, 거기에서 얻는 사적 이익은 대단히 불확실하므로 제아무리 국가가 억압적일지라도 개인은 통치 행위에 대하여 무관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스는 어떤 주민 집단이 무임승차의 딜레마를 극복하여 억압적인 국가 권력에 효과적으로 대항하는 집단 행동을 조직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데올로기 이론을 도입해야 하는고 결론짓는다. -246쪽

자연도태는 최적자가 아니라 괜찮을 만큼의 적자를 낳는다. 생존 확률이 매우 낮은 알을 엄청나게 많이 낳는 물고기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자연 도태는 대량의 낭비를 수반한다. 또한 진화 과정에 수반하는 변화가 특이하고, 그 안에서 잘못을 되풀이하고, 개선을 이룰 수 있는 길을 놓칠지 모른다. 그레서 S.J. 굴드는 '최적 설계는 역사의 모든 흔적을 지워 버리므로, 불완전성의 존재가 진화가 일어났다는 첫째 증거' 라고 말하였다.

-316쪽

경로의존성과 연관하여 진화 과정은 일정한 비신축성을 보인다. 이것에는 경로의 안정성과 초선택이 있다. 전자는 어떤 종이 비교적 안정적인 궤적을 따라 진화한다는 것을 지칭한다. 시스템을 궤적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환경적 영향력이 작용할지 모르지만, 안정성 경향은 시스템을 다시 정상적 경로에 복귀시키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적응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활용하지 못 하게 가로막는 일종의 관성력이 진화 과정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초선택은 상호작용하는 종들이 비선형의 동태적 방식으로 성장하는 경우에 일어날 수 있다. 그 결과 초기 조건이 조금만 변해도 아주 다른 진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중략) 초선택은 속성이나 구조를 동결하는 강한 피드백 효과에서 생기는데, 일단 정착하면 그것을 이탈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정착한 속성이나 구조가 최적성을 갖는다는 보장이 없다. -317쪽

적자는 항상 환경에 따라 상대적으로 정의된다. 그래서 비록 어떤 형질이 그 당시의 환경에서 가장 적합한 것이었을지라도, 환경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변한다면 그것이 현재의 상황에서도 반드시 적자라는 보장이 없다. 특히 이 사실은 진화의 경로의존성과 결부되어, 과거에는 효율적이었지만 현재에는 비효율적인 것이 그대로 존속할 여지를 남겨둔다. -3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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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천황의 나라에서 창비신서 143
노마 필드 지음, 박이엽 옮김 / 창비 / 1995년 12월
구판절판


1. 오끼나와 : 슈퍼마켓 주인

민간인들과 일본 군인이 같은 장소에 숨어 있을 경우 어린애가 울면 미군에게 발각된다고 군인이 우는 아이를 죽여버린 경우도 있고, 지레 겁을 먹은 애엄마가 제 손으로 아이를 죽인 일도 있었다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나이든 사람들은 무의식 중에 일본군을 '우군' 이라 부른다. -72쪽

"우리는 저 골프장이라는 것이 새로운 미군 기지라고 생각해요. 우리들에게는 또 하나의 출입금지 구역이니까요."-91쪽

"쇼오이찌는 우리들의 심정을 대변해 준것이지요. 개중에는 복귀 투쟁할 때는 일장기 들고 흔들다가 지금에 와서는 그것을 거부하다니, 웃긴다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그때 우리가 반대했던 것은 미군에 의한 인권 유린이었죠. 어느 시대에나 사람들은 압박에 저항할 권리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저항이지요. 지금 우리가 일장기나 키미가요를 수동적으로 그냥 수용한다면 앞길은 뻔한 거예요. 쇼오이찌는 비록 전후 세대에 속하지만 찌비찌리 동굴*의 교훈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올바른 선택을 한 겁니다." -113쪽

3. 나가사끼 : 시장

"패전의 그날, 천황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던 것 아닌가요. 혹은 오끼나와가 반환되던 날이나, 아니면 천황 나이가 50세 또는 60세 되는 날쯤, 그것도 아니면 천황 재위 50년 60년 되던 때쯤, 희생당한 백성들을 위하여 천황은 스스로 퇴위해야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내 가슴 속에 오랫동안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도 종전기념에, 그 늙으신 몸을 헬리콥터에 싣고 식장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죄송합니다' 하고 말할 기회도 잡지 못 하는 그 사람이야말로, 스스로 가장 괴로운 길을 걷고 있는 것이나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219쪽

"천황 일족을 이세신궁으로 낙향시키는 것이 자손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떨지요?"-231쪽

"나는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습니다마는, 쇼오와 시대가 끝나는 때에 붉은 스웨터를 입을까 합니다. 싸움에 나가 죽은 사람들의 핏빛입니다."-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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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4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납줄개 2006-11-26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페이퍼를 쓰셨내요. 쇼와천황도 전시때 내각의 앵무새 정도의 역할밖에 못한걸로 알고있는데..광무황제,푸이,쇼와,맥아더..

중퇴전문 2006-12-01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 그 단어의 번역을 다르게 쓴 것 맞습니다. 남한의 골프장 현상과 오키나와의 리조트가 다른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되어서요.

b/ 히로히토는 황도파의 친위 쿠데타가 거의 성공해가는 시점에서 사태를 반대로 뒤집어 놓은 전력의, 그리고 그럴 힘이 있었던 인물입니다. 최소한, 2.26 이후의 히로히토와 군부는 암묵적인 협력 관계였다고 봐야겠죠.
 
인간은 유전자로 결정되는가
서유헌 외 / 명경 / 1995년 4월
품절


이기적 유전자가 갖는 이기성의 대상과 목적은 이기적 유전자 자체만인가, 한 개체의 유전자인가, 개체인가, 혈연이나 인척인가, 종족인가, 다민족국가의 국민인가, 인류인가?-173쪽

문화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고 기원되는 것이라면 그 전승은 유전자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가? 반대로 생물학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면 문화의 기원과 전승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필자로서는 유전자에 의한 문화 기원과 전승의 증거를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하여 필자 스스로의 두번째 질문, 즉 그 밖의 어디에서 인간 문화의 기원과 전승 기전을 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1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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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 300년 탐험
세드릭 그리무 지음, 이병훈.이수지 옮김 / 다른세상 / 2004년 2월
품절


항목 112번

당신은 전통적인 불변론과 창조론을 구현하며 18세기의 혁신에 반대한다. 따라서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자 행여 박해의 대상이 될까 두려워 몸을 떤다.

-> 계속 남아 성서의 적들과 맞서려면 407번으로 가시오.
-> 영국으로 피신 겸 망명하여 영국 학계는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아보려면 332번으로 가시오.

-84쪽

항목 407번

바야흐로 창조론 신봉자들에게 수난의 시대가 왔다. 과학적 탐구보다는 교리 숭배에 치우쳤기 때문에 당신의 학자로서의 생명은 여기서 끝난다.

-> 하늘이 당신의 믿음에 감동하여 다시 한번 기회를 줄지 모르니 1번으로 돌아가시오.-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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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성호, 제주 4·3사건에 관한 제주도민의 하소연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14309&C_CC=AZ

 

김익렬 당시 9연대장, '4·3의 진실'

http://blog.naver.com/protest?Redirect=Log&logNo=90000829974

 

권귀숙, 기억의 정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0171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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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양안 관계를 중국 측에선 민족 통일의 문제로 간주한다. 과거 대륙 정권의 통치와 민족 이데올로기가 해준게 뭐 있냐는 반발 심리가 대만 쪽엔 다분하다. 일민족 다국가, 혹은 일언어 다국가 현상은 고금에 찾기가 어렵지 않은바, 대만인의 자결권은 여러 면에서 인정될 근거가 있다.

잠깐 곂다리. 일본의 반중적인 보수 우익은 대만 문제 해결 과정에서 대만인의 의견이 가장 존중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나름 기특한 자세가 아니겠는가. 그러나 오키나와의 자결권 역시 동일한 논리로 가능하다는 것은 결코 수긍치 않을 것이다. 뭐 그냥 그렇다는 얘기다. 

지정학적 위치와 냉전과 인구 싸이즈 덕분에, 어쨌든 대만은 외부 세계로부터 존재 자체는 인정 받았다. 국민당군에 의한 2.28 학살은 국경일이 되었고, 학살을 학살로 규정하는 내부적인 합의도 이루어졌다. 오늘 보도된 뉴스에 따르면 토론 생방송 중에 유혈 난투극을 벌일만큼 정치적 대립이 첨예한 대만이지만, 그 어떠한 이유에서든 2.28의 사실적 실체와 성격을 부정 혹은 수정하려는 세력은 대만 사회에 존재치 않는다. 대륙의 적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산분자가 사주한 것이었다거나, 친일적인 민족분열책동이었다는 식의 기술은 장개석 사망 이후 거의 사라졌다.     

 
 (법치와 제도로 억압되어온 야성이 폭발하고 있는, 동아시아적인 풍경)
 

 

 

최근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공동의장 겸 대변인이라는 개체가 글을 한편 썼다. 논외로, 상기 단체에 대한 특별한 의견과 감정은 가져 본 적 없다. 나같은 무관심 계층에 대한 어필이었는진 몰라도, 강렬한 인상만큼은 확실하게 남겼다.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올드 라이트와 올드 레프트 못지 않게 타인을, 특히 사회적 소수를 부당하게 이용하고도 남을 생물이라는 것을.

구구절절 뒤벼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열었지만, 주말 심야에 뭐하러 이런 짓을 할까 싶다. 제성호라는 한 개체의 넘쳐나는 욕망에 사실로 대응한다는 것도 부질 없는 일이다. 김규항의 인상 깊었던 문구로 그만 끝내련다.

비겁한 개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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